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력 약화에 대한 진단이 많이 나오고 있다.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내수 위축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 모두 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요 축이지만, 이제까지 우리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것은 수출이었다. 때문에 현재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 구조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수출이 줄어든 큰 원인은 세계 경제 위축과 이로 인한 세계 교역 부진이다. 전 세계가 수출 부진을 다함께 겪고 있다는 것이므로,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위안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 심각한 측면이 있다. 세계 무역량은 2012년을 기점으로 성장률이 떨어졌다. 보통 경기가 위축되면 교역량도 줄어든다. 그래도 그 비율은 대략 유지됐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3%라면 교역 증가율은 6%, 경제 성장률이 5%로 오르면 교역 증가율은 10%로 오를 정도로 교역량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보다 두 배 정도 높았다.

그런데 최근 이 비율이 무너졌다. 2012년 이후 교역량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2016년엔 세계 경제 성장률이 3.1%인데, 교역량 증가율은 2.3%로 더 낮아질 정도다. 뭔가 다른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경제기구들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IMF 보고서에 의하면 최근 교역 성장률 감소 원인의 4분의 3 정도는 투자 위축이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4분의 1은 10여년 동안 비정상적일 정도로 교역을 증가시켜온 요인들이 해소된 탓으로 분석한다. 경기 위축만의 영향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예컨대 2000년대 이후 세계 경제에는 중국이라는 큰 공장 덕에 엄청나게 많은 투자가 일어났다. 어마어마한 공장에 세계 각지의 많은 자본재, 중간재들이 투입되었고, 이를 실어 나르는 무역도 크게 늘었다. 또 많은 신흥국들이 세계 경제에 편입해 무역활동에 참여한 것도 변화였다. 역사적으로 교역량이 가장 많이, 가장 빨리 증가한 시대였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활동이 계속 과거 속도대로 진행될 수는 없다. 활동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그 증가율은 둔화된다. 어떤 활동이 1에서 10까지 늘면 10배 증가한 것이지만, 10에서 20으로 늘면 2배 증가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과거 10년이 전자의 단계였다면, 최근은 후자의 단계다.

이런 분석은 최근 우리 수출 부진에도 대부분 맞아 떨어진다. 우리 수출에서 자본재와 내구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다. 내구소비재는 수명이 3년 이상인 제품들로, 기업에서 쓰는 전기제품, 부품, 자동차 등이 포함된다. 때문에 자본재와 내구소비재 수출은 기업 투자 활동을 잘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지난 해 우리 수출은 전년대비 8% 감소했고, 올해는 7% 내외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유가하락으로 인한 석유관련 제품 수출 감소 비중이 컸다. 하지만 내구소비재 수출이 9%나 감소한 것도 있었다. 그런데 올해에는 자본재가 8.4%, 내구소비재가 12% 하락해 전체 수출 감소를 주도했다. 전형적인 투자 부진형 수출 감소를 보인 것이다.

결국 문제는 수출 구조다. 현재 구조라면 지난 10년간 중국에서의 투자 붐과 같은 것이 다시 일어나지 않는 한 과거의 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IMF 등에서도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이전과 같은 교역량 증가를 다시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까닭에 우리 수출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기업 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지금과는 다른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춘 품목이든, 기후 변화 등 새로운 트렌드에 부응하는 품목이든 새로운 품목을 발굴해야 한다. 자동차 파업이나 스마트폰 리콜 등으로 몇 달 수출액이 떨어지는 것은 단기적인 현상이고 조치도 가능하다. 지금은 그보다 더 멀리 보는 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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