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12일 민중총궐기로 결집된 촛불 민심 후 향후 국내 정국은 어디로 향할까.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크게 세 갈래의 갈림길에 놓였다. 먼저 박근혜 대통령이 여야와 극적으로 합의해 즉각 총리 지명 및 거국내각구성에 들어가는 방안이다. 두번째는 박 대통령이 ‘국회 추천 총리 수용’의 후속 조치로 본인의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하고 여야와 정국 수습에 나서는 것이다. 세번째는 청와대와 국회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야당이 여론을 앞세워 탄핵과 하야 등 전면적인 박 대통령 퇴진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국회 총리 추천, 거국내각구성 극적 합의 가능할까=청와대는 국회가 조속히 국무총리 후보를 추천하고 거국내각 구성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주말 촛불집회를 하루 앞둔 11일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 준엄한 뜻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면서도 “총리 추천권이 국회에 가 있다, 국정 혼란과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조속히 해주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각권 등 총리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하고 대통령의 2선 후퇴 선언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탈당을 거국내각구성의 선결 조건으로 요구했다. 야당의 수용이 먼저냐 청와대의 후속 조치가 우선이냐를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현재로선 타협점이 없다. 그러나 원로급 지도층 인사들이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청와대와 야당이 무조건 만나 정국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내에서도 국정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민주당은 ‘수권 정당’으로서의 고민이 적지 않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국내에 가져다 준 충격파도 부담이다.
박 대통령이 추가 대책을 내놓고 야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극적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 ‘2선 후퇴’ 대신 ‘탈당’카드 꺼내나=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이 요구하는 ‘2선 후퇴’ 대신 ‘탈당’ 카드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당에선 최근 지도부와 친박계 사이에서 “대통령 본인이 결정할 문제”라는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적극적인 만류에선 한 발 물러선 분위기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적극적이다.
박 대통령이 ‘탈당’으로 정국 수습을 모색할 수 있는 분위기는 무르익은 셈이다. 야당과 비박계의 요구를 수용하면서도 ‘2선 후퇴’에 대한 논란은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또 국민의당이 적극적인 반면 민주당은 미온적이라 대통령의 탈당 선언이 야권의 결집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촛불민심에 올라탄 野, ‘대통령 퇴진투쟁’ 나설까=촛불민심와 정치권 논쟁으로 드러나는 것은 결국 ‘헌법 1조’와 ‘헌법 86조’간의 충돌이다. 거리에 나선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와 국회는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는 국무총리의 권한 규정을 놓고 다투고 있다. 1, 2차 촛불집회에는 당 차원의 참여를 하지 않았던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3차에는 당력을 집중했다. 야권의 퇴진 투쟁이 전면화할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하야 요구’로 방향을 잡는 반면, 여당은 ‘탄핵 절차’을 배수진으로 할 가능성이 있다. 여야 모두 노무현 정부에서의 ‘탄핵역풍’ 경험이 있는데다 현재 야3당 의석수만으로는 탄핵소추안 의결이 어렵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까지는 몇 개월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su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