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각 체포, 김홍탁 소환…문화계 ‘차은택 라인’
-檢, 귀국 미루는 차은택 대신 측근부터 공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검찰이 문화계 인사 및 이권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47) 씨의 주변인물을 잇따라 소환 조사하며 차 씨의 국내 귀국을 압박하고 있다.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60) 씨와 함께 국정농단 의혹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차 씨는 현재 중국에 머물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7일 오후 9시40분께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자택에서 체포영장에 의해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송 전 원장에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와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강요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문화계 ‘차은택 인맥’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송 전 원장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사 A사 대표에게 ‘포레카 지분 80%를 내놓으라’고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논란이 일자 송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앞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도 이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드러나 강요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송 전 원장은 차 씨가 지난 2014년 8월 정부 문화융성위원으로 위촉되고 넉달 후 차관급인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됐다. 송 전 원장이 제일기획 상무로 일할 당시 차 씨에게 광고 일감을 주며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차 씨의 또 다른 측근 김홍탁(55) 더 플레이그라운드 전 대표도 ‘포레카 강탈 의혹’에 연루돼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전날 김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날 새벽까지 조사했다. 더 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10월 설립된 신생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차 씨를 등에 업고 KT와 현대자동차그룹 등 대기업ㆍ공공기관 광고를 쓸어 담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올해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때 태권도 시범단 행사 등 공연 기획ㆍ연출을 독점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더 플레이그라운드는 사업 정리에 들어가며 사실상 폐업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전 대표는 전날 검찰 조사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일련의 의혹에 대해 부인하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차 씨의 대학원 은사인 김종덕 홍익대 시각디자인과 교수와 외삼촌 김상률 숙명여대 영문학부 교수가 각각 현 정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교육문화수석비서관에 임명돼 차 씨의 인사개입 의혹도 불거졌다. 차 씨가 추진한 사업마다 예산이 증액된 배경에도 두 사람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은 이들의 소환 시기도 저울질하고 있다.
차 씨가 귀국을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은 대신 차 씨의 측근들을 공략하며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차 씨의 귀국을 전후로 이른바 ‘차은택 라인’에 대한 줄소환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차 씨는 그동안 최순실 씨에 이어 국정농단 의혹의 ‘2인자’ 격으로 분류됐다. 연예계에 발이 넓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차 씨를 최 씨에게 소개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