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수석, 영장심사서 “대통령 잘못 보필 책임지겠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미르ㆍK스포츠 재단을 위해 대기업에 기금 출연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5일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내가 대통령을 잘못 보필했다. 책임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문을 마치고 법정 밖으로 나온 안 전 수석의 변호인은 “안 전 수석이 담담하게 잘 얘기했다.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라며 안 전 수석의 발언내용을 전했다. 변호인은 이어 “안 전 수석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기업을 상대로 강요나 강압이 있었는지를 놓고 안 전 수석 측이 부인해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앞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한 안 전 수석에게 강요미수 혐의를 추가해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 전 수석은 최순실(60) 씨와 모의해 대기업으로 하여금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800억원에 가까운 기금 출연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과 SK, 포스코, 부영 등에도 K스포츠 재단에 기금을 추가 출연하도록 관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앞서 최 씨를 안 전 수석의 공범으로 보고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현 정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 씨의 광고회사 강탈 의혹에도 안 전 수석이 일부 관여한 사실이 드러나 강요미수 혐의가 추가됐다. 앞서 차 씨의 측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은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를 인수한 중소 광고사에 지분 80%를 내놓으라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 전 수석은 이 과정에도 일부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안 전 수석은 약 2시간 동안 심문을 받고 다시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돌아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의연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이르면 오늘 밤 늦게 안 전 수석의 구속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비슷한 혐의로 최 씨가 이미 구속된 만큼 안 전 수석도 구속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