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2차전지와 전기차, 태양광과 풍력 등 ‘그린에너지’ 시장의 성장이 계속되면서 리튬과 코발트, 갈륨과 텔루륨 등 이른바 ‘녹색 광물’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화석 연료 시대에 이어 그린에너지 시대를 맞이하는 세계 각국의 녹색 광물을 둔 ‘자원 전쟁’이 시작하고 있다.

29일 LG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그린에너지 시대의 새로운 자원 전쟁’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의 그린에너지 및 경제 체계 구현에 필수적인 ‘녹색 광물’에 대한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신규 광산 개발, 채굴 기술 혁신, 대체재 및 대체 기술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재생에너지 투자는 사상 최고액인 3490억 달러(전년 대비 11% 증가)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세계 전기차 출하량이 31만2097대로 전년 대비 51.2% 늘었다”며 “산업혁명 이후 석탄과 석유가 문명 발달의 연료로 쓰이던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계에너지기구 역시 오는 2040년에 재생에너지 발전은 수력을 제외하고도 가장 큰 발전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NEF(Bloomberg New Energy Finance)도 2025년께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석유 수요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부터 신기후체제가 가동되고 그린에너지 산업에서의 기술 발달과 규모의 경제가 지금 추세대로 가속된다면 탈 화석연료 시대로의 이행은 가속화할 것이다. ‘녹색 광물’의 수요 증가는 미래의 당연한 수순이다. 일단 태양전지, 풍력 터빈, 2차전지, 고효율 모터, 고효율 전구 등에 사용되는 핵심원료의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빛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태양전지에는 갈륨(Ga)과 텔루륨(Te) 등이 필요하며, 풍력발전 터빈에는 니켈(Ni)과 망간(Mn)이 쓰인다. 풍력발전과 전기차 등에 필수적인 고효율 모터에는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 등 희토류가 영구자석재료고,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의 2차전지에는 리튬(Li)과 코발트(Co) 등이 핵심원료다.

고효율 전구인 LED에는 갈륨 등이 전극재 재료로 사용되고,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정화장치 촉매로는 백금(Pt)과 팔라듐(Pd) 등 백금족이 쓰이고 있다.

도이체방크와 골드만삭스는 2025년 리튬 수요가 현재의 3배 수준인 53만~57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광산투자회사인 크루즈 캐피탈은 전지용 코발트 수요가 2025년에 현재의 2.3배 수준인 12만 1000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있다.

먼저 녹색 광물 탐사와 신규 광산 개발이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는 전세계에 약 1억 톤 이상이 매장되어 있는데 심해의 망간 단괴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경제적인 채굴 기술의 확보와 함께 세계 곳곳에 산재한 광산 개발 및 선점 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녹색 광물의 리사이클링(재활용)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유럽이나 일본 등 해당 자원을 수입하는 국가들은 리사이클링을 통해 수요량을 조절할 여지를 키워 수급 및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다. 중국과 같은 자원 부국의 경우에도 희토류 등 자국 광산의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가격 주도권을 오래 유지할 수 있고, 환경 이슈에도 대응할 수 있다.

이렇듯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 대한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은 누그러드는 반면, 녹색 광물을 둘러싼 소리 없는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자원 부국과 빈국 간 갈등이 무역 마찰이나 영토 분쟁, 산업 패권 경쟁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녹색 광물 자원 수입국들이 가질 수 있는 대안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지역간 시장 및 정치적 영향력과 응용 산업의 공급 사슬, 리사이클링 산업 성장 등으로 수급의 안정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화석연료 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이제 녹색 광물에 대한 관심과 대응의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그린에너지 및 에너지신산업 육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은 우리 뿐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의 공통된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녹색 광물 자원 부국과의 외교, 자원 탐사 투자 확대, 리사이클링 기술 개발 및 산업 육성, 대체재 확보 기술 등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안들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 기술 확보를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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