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동남아 증시로도 한류(韓流)가 뻗어나간 지 6년이 지났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라오스증권거래소(LSX)와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를 해당국 정부와 합작형태로 개장, 이들 거래소에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인력을 공급하며 ‘증시 한류’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로 증권 황무지나 다름없는 동남아 자본시장을 개척하는 데는 보람만큼이나 우여곡절도 많았다. 아직 ‘현재 진행형’인 라오스ㆍ캄보디아 거래소의 현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헤럴드경제=라오스(비엔티안) 양영경 기자] “한국형 증권시스템은 라오스 증시가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새롭게 증권시장 개설에 나서려는 신흥국이 있다면 이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최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만난 완캄 워할라봉 라오스증권거래소(LSX) 이사장은 지난 6년간 라오스 증시가 동남아행(行) 한류에 몸을 실은 소감에 대해 이 같이 표현했다.
지난 2011년 1월 문을 연 LSX의 지분은 토지와 건물 등을 출자한 라오스 중앙은행이 51%, IT 시스템 등을 출자한 한국거래소가 49% 보유하고 있다. 공산주의와 주식시장,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만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현지에 부이사장과 감사 등을 보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LSX는 개설 이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지난 2013년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선보인 데 이어, 다음해에는 접속매매를 시행하고 가격제한폭을 확대했다. 올 들어서는 거래수수료를 낮추는 한편, 주식도 종전 1주에서 100주 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각종 제도 개선이 이어지면서 증시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지난해 미국의 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 글로벌 증시 불안에도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전년대비 29% 증가하면서 4년 만에 10만달러를 웃돌았다. 증권 계좌수는 개장 첫해 8141개에서 올해 상반기 1만2214개로 늘었다. 외국인 투자자도 같은 기간 2배가량 늘어난 2365명을 기록했다.
워할라봉 이사장은 “LSX는 전 세계 주요 증시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로 끊임없이 달려나가고 있다”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증시 전반의 투명성, 공정성을 제고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공식 거래되는 종목이 손에 꼽는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된다. 현재 상장된 종목은 국영전력회사(EDL-Gen), 국영산업은행(BCEL), 라오월드(Lao World), 라오스 석유(PTL), 에스브이엔(SVN) 등 5개뿐이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5개사가 추가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LSX는 이르면 내년 중 시행될 라오스형 ‘기업공개 촉진법’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임원급으로는 처음 합작거래소에 파견된 이덕윤 LSX 부이사장은 “상장을 하는 기업에는 메리트를 주고, 안 하는 기업에 대해선 행정적으로 불이익을 주는 안을 라오스 정부가 수용했고 구체적인 일정만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이는 한국에서도 관련 법을 시행한 이후 상장기업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던 경험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관련 법 시행 이전 66개였던 상장사가 6년 만에 356개로 늘었다.
무엇보다도 증권시장을 키우겠다는 현지 정부의 강력한 의지는 LSX의 성장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 라오스는 지난 2008년 이후 아세안(ASEAN) 10개국 중 가장 높은 연평균 경제성장률(7.8%)을 자랑하고 있다. 라오스 정부 총리실 산하 증권위원회(Lao Securities Commission)는 이 같은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향후 10년간의 자본시장 전략을 세웠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까지 최소 65개, 최대 80개의 국영기업을 차례로 상장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연간 거래금액도 국내총생산(GDP)의 2.01%~2.51%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계획과 별개로 앞서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은행 이자율 인하를 단행한 것도 정부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LSX도 ‘보펜양’(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정서가 기저에 깔린 라오스에서 보다 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 거래시간을 현행(8시30분~11시30분)보다 1시간 안팎 늘리는 동시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부이사장은 “거래소가 성장하는 단계에서 단순히 그 의미를 투자와 이익회수 관점에서만 볼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LSX의 성장을 지켜봐 달라”며 “특히 각종 제도가 도입되는 올해 말과 내년을 중심으로 시장을 일으키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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