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안체계 혁신 전 금융권 간담회

임직원 정보·고객 성명·계좌번호 등 유출

개별 이용자 직접 자금손실은 아직 확인 안 돼

이억원 “형식적 점검·안이한 대응시 책임 추궁”

이억원(가운데) 금융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 여의도 분원에서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과 은행·증권·보험 등 전통적 금융업권 및 가상자산·전자금융·온투업까지 포함한 전(全) 금융권 협회장들과 함께 개최한 AI시대 보안체계 혁신을 위한 전금융권 간담회에서 AI 해킹 등 새로운 침해위협에 맞서 우리 금융권이 튼튼한 보안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과제와 제도개선 사항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이억원(가운데) 금융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보안원 여의도 분원에서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과 은행·증권·보험 등 전통적 금융업권 및 가상자산·전자금융·온투업까지 포함한 전(全) 금융권 협회장들과 함께 개최한 AI시대 보안체계 혁신을 위한 전금융권 간담회에서 AI 해킹 등 새로운 침해위협에 맞서 우리 금융권이 튼튼한 보안체계를 확립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과제와 제도개선 사항 등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 9월 말 이후 한 달여 만에 금융권 37개사에서 40건의 침해사고가 발생해 47만건이 넘는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자금융업자와 가상자산사업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에서는 회사가 관리하던 자금 약 10억원이 실제로 탈취됐다. 다만 계좌 비밀번호 등 부정결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정보 유출이나 개별 이용자의 직접적인 자금손실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위원회는 5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금융보안원과 전 금융권 협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AI 시대 보안체계 혁신을 위한 전 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최근 침해사고 현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권 침해사고가 확인되기 시작한 지난 9월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총 37개사에서 40건의 사고가 신고됐다. 업권별로는 전자금융업자가 10개사로 가장 많았고 금융투자회사와 저축은행이 각각 5개사였다. 은행과 온투업은 각각 4개사, 보험과 가상자산사업자는 각각 3개사였다. 여신전문금융회사 2개사와 상호금융 1개사에서도 침해사고가 확인됐다.

특히 지난달 14일 전 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체크리스트 점검이 끝난 이후에도 침해사고가 이어졌다. 이후 신고된 사고는 주로 중소규모 증권·보험사와 전자금융업자, 온투업자, 가상자산거래소 등에 집중됐다. 은행과 보험·증권 등 전통 금융회사뿐 아니라 전자금융·온투·가상자산 등 사실상 전 금융업권에서 사고가 확인된 셈이다.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

현재까지 파악된 정보유출 규모는 약 47만3000건이다. 유출된 정보에는 임직원 정보와 고객 성명,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등 금융회사가 영업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가 다수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다만 계좌 비밀번호처럼 부정결제로 직결될 우려가 있는 정보가 유출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자금이 빠져나간 사례도 발생했다. 일부 소규모 가상자산거래소와 전자금융업자, 온투업자에서 현재까지 약 10억원의 자금탈취가 신고됐다. 가상자산 핫월렛과 소비성 포인트, 온투업 예치금 등 회사가 고객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에서 자금이 이체된 사례가 주를 이뤘다. 개별 이용자의 직접적인 자금손실은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금전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더라도 유출된 개인정보가 보이스피싱 등 2차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금융회사에 고객 정보유출 사실을 알리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배상 등 소비자 보호조치를 차질 없이 이행하도록 주문하는 한편 이상거래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이억원 위원장도 이날 금융권의 보안 대응을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의 사고를 계기로 우리 금융권이 이 기본적인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라며 “고객의 돈과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금융회사가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이자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책무”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뒤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영진이 직접 보안을 챙겨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보안은 특정 부서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최고경영자가 직접 책임져야 할 핵심 경영과제”라며 “보안관리의 부실은 단순한 기술적 실패를 넘어 경영관리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와 전자금융업자, 가상자산사업자 등 약 580개사를 대상으로 외부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정보기술(IT) 자산과 내부통제 체계를 연말까지 전수점검하는 등 보안관리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세부적인 취약점 평가제도 개편과 망분리 규제 개선 등은 별도로 추진한다.

이 위원장은 “고객의 정보와 재산을 지키지 못하는 금융회사는 이미 그 존재가치를 잃은 것”이라며 전 금융권 CEO에게 전사적인 비상대응반을 즉시 구성하고 보안체계 강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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