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속도조절·데이터센터 규제 핵심 쟁점

민주당 내 규제 방식 이견…입법까지 진통 예상

가상화폐 법안 불투명…트럼프 사업 조사 가능성

업계 4600만달러 쏟았지만 규제 강경파 당선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오스틴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에서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소속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가 오스틴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인공지능(AI)과 가상화폐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의회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 조절과 데이터센터 건설 규제를 추진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사업에 대한 조사도 강화할 전망이다. 다만 AI 규제 방식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실제 입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향후 2년간 의회 상임위원회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기술·금융 정책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첨단 AI 개발과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감독 강화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AI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 속도를 어디까지 제한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 일부 후보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과 첨단 AI 모델 개발을 억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경합 지역에서 승리했다. AI 산업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전력 소비 증가와 일자리 감소 우려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서 AI 관련 법안을 다루는 주요 상임위원회의 지도부도 교체될 전망이다. 상원 상무위원회 위원장에는 마리아 캔트웰 민주당 상원의원이,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위원장에는 프랭크 팔론 민주당 하원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위원회는 AI 기업에 대한 조사와 관련 법안 마련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우선 AI 기업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의회 조사를 통해 기술 개발 과정의 위험성과 규제 필요성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규제 강도를 둘러싼 입장은 엇갈린다. 일부 의원들은 첨단 AI 모델 개발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의원들은 독립적인 안전성 검증을 의무화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캔트웰 의원은 엄격한 독립적 검증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진보 성향 의원들은 AI가 인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발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AI 기술 확산으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방안도 논의 대상에 올라 있다.

가상화폐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사업과 관련한 이해충돌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정치권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명확한 규제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왔지만 대통령의 가상화폐 사업을 제한하는 윤리 조항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2025 디지털 자산 시장 명확성 법안(클래리티 법안)’의 처리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입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과 관련된 가상화폐 사업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맥신 워터스 의원과 숀 캐스턴 의원이 경쟁하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에는 이번 선거 결과가 상당한 타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후보가 공화당의 존 허스테드 의원을 꺾고 승리한 것이 대표적이다.

브라운은 가상화폐 규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가상화폐 업계 최대 슈퍼팩인 페어셰이크는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 버니 모레노 후보를 지원해 당시 현직이던 브라운을 낙선시킨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페어셰이크는 브라운의 당선을 막기 위해 광고비 4600만달러를 투입했지만 승리를 저지하지 못했다. NYT는 이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상화폐 업계가 선거에서 경험한 보기 드문 패배이자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브라운은 이번 승리로 디지털 자산과 예측시장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 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상화폐 규제에 강경한 민주당 의원들이 주요 상임위원회를 이끌게 되면 업계가 기대해 온 규제 완화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AI와 가상화폐 산업 모두 정책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AI 분야에서는 개발 속도와 안전성 규제를 둘러싼 당내 이견이, 가상화폐 분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충돌 문제와 규제 법안 처리가 향후 정책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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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