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상승 반영 여부가 변수로

시가 30억 다주택자 세 부담 5.1배

고령자 세액공제 보완 필요성 제기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으로 향후 5년간 늘어나는 세수가 정부 예상보다 1조5000억원 이상 많을 수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이 나왔다. 다주택자와 일부 고령자의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5일 예정처의 ‘2026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종부세 제도 변경에 따른 2027~2031년 세수 증가 효과는 12조5644억원으로 추산됐다. 정부 예상치인 11조345억원보다 1조5299억원 많은 수준으로, 농어촌특별세를 포함해 올해 대비 연도별 증가분을 합산한 결과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종부세는 정부와 예정처의 추계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이다. 전체 세법개정안의 세수 증가 효과는 예정처가 14조5381억원, 정부가 13조1671억원으로 1조3710억원 차이였다. 다른 개편 항목에서 예정처의 추계가 정부보다 낮게 나타나 전체 격차는 줄었다.

정부와 예정처의 세수 전망이 엇갈린 핵심 원인은 향후 공시가격 변동에 대한 가정이 달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시가격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세수효과를 추계한 반면 예정처는 최근 상승 추세를 반영했다. 공시가격 상승으로 과세표준이 높아지면 세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 효과도 확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예정처는 2025년 종부세 과세자료를 토대로 납세자의 거주 여부와 보유 주택 수를 구분하고 올해 1~7월 지역별 주택 거래량과 가격지수 등을 활용해 2027년 공시가격 변동률을 추정했다.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높이고 주택 수별 차등세율을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골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의 법정 하한은 60%에서 70%로, 2028년부터 3주택 이상 보유자 등은 80%로 높아진다. 최고세율은 2027년 2주택 이하 보유자에 대해 2.7%에서 3.5%로 올린 뒤 2028년부터 주택 수와 관계없이 5%를 적용한다.

1세대 1주택자의 과세기준금액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되, 기본공제는 실거주자 14억원, 비거주자 12억원으로 차등 적용한다. 보유기간별 세액공제는 거주기간별 공제로 전환하고 2027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의 한도를 둔다.

예정처는 납세자별 세 부담을 비교하는 과정에서는 공시가격을 시가의 69%로 가정하고 2027년 이후 공시가격이 변하지 않는 것으로 봤다. 세 부담 상한과 1주택자의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도 적용하지 않았다.

분석 결과 일부 주택가격 구간에서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세 부담 격차가 확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수별 차등세율을 폐지하면서도 기본공제액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차등 적용하기 때문이다.

보유 주택의 시가 합계가 30억원인 경우 3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은 현행 342만5000원으로 1주택자 211만4000원의 1.6배다. 2028년에는 각각 940만5000원과 183만9000원으로 격차가 5.1배로 확대된다. 시가 합계 50억원에서는 3주택자의 세 부담이 1주택자의 현행 1.4배에서 2028년 2.1배로 확대되는 반면, 100억원 구간에서는 1.8배에서 1.5배로 축소된다.

예정처는 이 같은 세 부담 격차를 고려해 주택가액 중심의 세율체계 개편 취지에 맞게 주택 수에 따른 차등 수준이 적정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과세기준금액 부근에서 세 부담이 급증하는 ‘문턱효과’도 확인됐다. 시가 합계 14억원인 경우 개편 이후 종부세 부담은 현행 대비 2주택자 5.6배, 3주택자 8.3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세기준금액과 기본공제액의 불일치로 과세대상에 진입하는 순간 세 부담이 급증할 수 있어 납세자 간 과세 형평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예정처는 지적했다.

고령·장기거주자의 납세 부담 증가도 우려했다. 1주택자 세액공제에 한도를 도입하고 납부유예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납부유예는 세금 납부 시점만 늦출 뿐이다. 이에 따라 예정처는 현금소득이 적은 고령자의 납부 능력을 고려해 연령과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한도를 차등 적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번 세수 추계는 개편안이 2027년부터 시행돼 2031년까지 유지된다는 전제로, 납세자의 행태 변화는 반영하지 않았다. 실제 세수는 향후 공시가격 변동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