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계 보람·주공 9·14단지 등 대단지
재건축 속도내지만 추가분담금 ‘발목’
상계 6단지 32→84㎡ 7억6500만원
보람 44→84㎡ 6억원…집값 웃돌아
공사비 상승에 사업성 개선대책 필요
서울 노원구 상계·중계동 일대 노후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주요 인허가 절차를 밟으며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상계보람아파트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상계주공9·14단지도 7000가구가 넘는 재건축 계획을 마련했다. 다만 일부 단지에서 기존 주택가격을 웃도는 수준의 추정 추가분담금이 제시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노원 6개 단지 재건축 시동…대규모 신축 거듭날 계획=4일 서울시와 노원구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15일 상계보람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을 고시했다. 기존 3315가구를 최고 45층, 4483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현재 상계·중계동 일대 단일 재건축 사업 가운데 계획 가구 수가 가장 많다. 사업성 보정계수 1.8을 적용해 용적률을 300% 이하로 계획했다.
상계한신3차도 지난 9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으며, 상계한신1·2차는 지난달 21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지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상계·중계동 일대 주요 재건축 단지 가운데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된 곳은 상계주공5단지와 상계보람, 상계한신3차 등으로, 나머지 상당수 단지는 아직 정비계획 수립 등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계주공9·14단지는 최근 대규모 재건축 계획을 마련했다. 상계주공14단지는 지난달 12일, 9단지는 같은 달 23일 각각 신속통합기획 자문을 신청했다. 두 단지는 기존 5095가구를 최고 49층, 총 7112가구로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보다 2017가구 늘어나는 규모로, 노원구는 이달 중 신속통합기획 원팀회의를 열고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은 상당한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소형 주택에서 중형 주택으로 면적을 확대할 경우 수억원대의 추가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건축 후 방 한 칸 더 늘리려면, 지금 집값 만큼 내야=지난달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상계보람에서는 수억원대 분담금이 예상된다. 지난달 15일 서울시가 고시한 정비계획에 따르면 이 단지의 추정비례율은 110.28%로 산정됐다. 신축 주택의 추정 조합원 분양가는 59㎡ 8억3400만원, 84㎡ 10억4230만원 등으로 제시됐다.
고시에 제시된 주택형별 종전자산 추정액과 비례율을 적용하면 기존 44㎡ 소유자가 신축 84㎡를 선택할 경우 약 6억1221만원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기존 주택의 추정 종전자산가액인 3억9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같은 소유자가 신축 59㎡를 선택해도 약 4억391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관리처분인가를 앞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상계주공5단지에서도 높은 분담금이 제시됐다. 올해 5~7월 조합원 분양신청 당시 기존 31㎡(이하 전용면적) 소유자가 신축 59㎡를 선택하면 약 3억6590만원, 84㎡를 선택하면 약 6억477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상계주공6단지는 지난 7월 정비계획 수립 과정에서 기존 32㎡ 소유자가 신축 84㎡를 선택하면 약 7억6500만원의 추가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추정치를 공개했다. 신축 59㎡를 선택하면 약 4억4800만원, 49㎡를 선택하면 약 2억9200만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기존 49㎡ 소유자가 재건축 이후 같은 49㎡를 선택하더라도 약 7870만원의 추가분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분담금은 기존 아파트 거래가격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6단지 32㎡는 지난달 2일 4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가격과 신축 84㎡ 선택 시 추정분담금을 비교하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기존 주택가격보다 2억7500만원 많다.
다만 상계주공5단지는 조합원 분양신청, 상계주공6단지는 정비계획 수립, 상계보람은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산출된 추정치로, 향후 공사비와 분양가, 감정평가 결과 등에 따라 실제 분담금은 달라질 수 있다.
▶공사비 상승 따라 불가피…사업성 높일 대책 필요=상계·중계동 일대는 소형 평형 비중이 높은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을 통해 중형 주택 비중을 확대할 경우 조합원들의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울시는 사업성 보정계수와 용적률 인센티브 등을 활용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사비 상승과 지역별 분양가 수준 등을 고려하면 분담금 부담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노원구처럼 조합원들의 대지지분이 작고 기존 용적률이 높은 지역은 서울시와 정부 차원에서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유자는 주택을 처분하고 나가야 하지만 현재로선 각종 규제로 매각마저 쉽지 않아 사업 지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앞둔 상계주공5단지를 제외하면 대부분 정비구역 지정 단계이거나 그 이전에 머물러 있어, 향후 재건축이 본격화할 시점에는 분담금이 10억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윤성현 기자
quq@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