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허위 직장가입자 423명 적발

소급 추징 보험료 36억8000만원

적발 인원 줄었지만 지난해 추징액 18% 증가

허종식 의원 “위장취업 꼼수는 건보 재정 갉아먹는 위법… 개정법 맞춰 기획점검해야”

인천에서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장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줄인 ‘가짜 직장인’이 최근 3년간 423명 적발됐다. [AI 생성 이미지]
인천에서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장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줄인 ‘가짜 직장인’이 최근 3년간 423명 적발됐다. [AI 생성 이미지]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에서 실제로 근무하지 않으면서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장에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건강보험료를 줄인 이른바 ‘가짜 직장인’이 최근 3년간 423명 적발됐다.

이들에게 부과된 보험료는 총 36억8000만원이다. 1인당 평균 추징액은 전국 평균보다 약 2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발 인원은 감소했지만 추징액은 오히려 증가하면서 허위 직장가입을 통한 건강보험료 회피가 고액화하는 양상이다.

가족 사업장을 이용한 위장취업이 전체 추징액의 44%를 차지한 가운데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부과액이 급증해 건강보험 재정 누수를 막기 위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인천에서 직장가입자 자격을 허위로 취득했다가 적발된 사람은 423명이다. 이들에게 소급 부과된 건강보험료는 총 36억8383만원으로, 1인당 평균 871만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허위 직장가입자 9202명이 적발돼 약 666억원의 보험료가 부과됐다. 1인당 평균 추징액은 약 724만원으로, 인천의 평균 추징액이 전국보다 약 20% 높았다.

이 같은 편법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보험료 산정 방식의 차이가 있다.

직장가입자는 주로 보수를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되고 사업주와 근로자가 이를 나눠 부담하지만, 지역가입자는 소득뿐 아니라 주택·토지 등 재산도 보험료 산정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보험료 부담이 큰 일부 가입자가 가족이나 지인의 사업장에 실제 근무하는 것처럼 이름을 올려 직장가입자 자격을 얻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근로 사실 없이 서류상으로만 직장가입 자격을 취득하는 행위는 건강보험 제도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성실 납부자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

가족 사업장 위장취업으로 16억원 추징

유형별로는 가족 사업장 위장취업의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 3년간 136명이 적발됐으며 추징액은 16억1936만원으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기타 유형도 218명, 15억2705만원으로 전체 추징액의 40.8%에 달했다.

본인부담상한제 대상자 점검에서는 19명이 적발돼 3억3853만원이 부과됐다.

가족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직장가입 자격을 취득한 사례도 27명으로, 추징액은 6033만원이었다. 고소득 퇴직자 11명과 근로소득 미신고자 12명도 각각 관련 유형으로 적발됐다.

연도별 통계를 보면 적발 인원과 보험료 부과액의 흐름은 엇갈렸다. 적발 인원은 2023년 110명에서 2024년 171명으로 증가한 뒤 지난해 142명으로 줄었다.

반면 추징액은 2023년 11억5570만원, 2024년 11억5819만원에서 지난해 13억6994만원으로 늘었다. 전년보다 약 18% 증가한 규모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추징액도 2024년 677만원에서 지난해 965만원으로 약 42% 상승했다.

적발 인원 감소만으로 허위 직장가입 문제가 완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보험료 부과 규모가 커진 만큼 개별 사례에 대한 조사와 사후 징수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남동구 비중 31%·계양구도 급증

지역별로는 부평구에서 3년간 95명이 적발돼 인천에서 가장 많았다. 추징액은 8억2549만원이다.

남동구는 83명이 적발돼 7억4342만원이 부과됐으며 특히 지난해 추징액이 4억3001만원으로 인천 전체의 31.4%를 차지했다.

계양구의 증가세도 눈에 띈다. 추징액은 2023년 2301만원에서 지난해 1억6404만원으로 2년 만에 7배 이상 늘었다. 다만 군·구별 통계는 사업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집계돼 실제 가입자의 거주지와는 다를 수 있다.

추징액 가운데 일부는 아직 걷히지 않았다. 올해 10월 1일 기준 체납액은 약 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허위 자격을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과된 보험료를 실제로 징수하는 것까지 관리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11월부터 허위 신고 사업주 가산금 4배 상향

제도적 대응도 강화된다. 지난 4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국민건강보험법은 오는 11월 시행될 예정이다.

직장가입 자격을 허위로 신고한 사용자에게 부과하는 가산금은 기존 10%에서 40%로 상향된다.

허위 신고 사용자를 제보할 수 있는 신고포상금 제도가 신설되고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료를 회피한 경우 보험료 부과제척기간도 일반적인 3년보다 긴 최대 6년으로 확대된다.

허종식 의원은 위장취업을 통한 보험료 회피가 성실하게 보험료를 납부하는 가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인천은 1인당 추징액이 전국 평균보다 높고 남동구·계양구 등 특정 지역과 가족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과액이 크게 늘고 있다”며 “건보공단은 고액 자산가와 1인 법인, 가족 사업장에 대한 기획점검을 강화하고 허위 취득을 방조하거나 공모한 사업주에 대한 법적 제재도 실효성 있게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