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투표 우수상권 TOP2 성과공유회

로컬 상권 1위 제주 LPP·2위 김제 죽산면

빈 여관·폐가 활용해 지역 명소로 탈바꿈

5일 제주시 LPP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로컬상권 성과공유회에서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가운데)이 우수 로컬 상권 수상자인 최별 에프엘디스튜디오 대표(왼쪽)와 이금재 일로와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5일 제주시 LPP에서 열린 ‘제1회 로컬창업 페스타 in 제주’ 로컬상권 성과공유회에서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차관(가운데)이 우수 로컬 상권 수상자인 최별 에프엘디스튜디오 대표(왼쪽)와 이금재 일로와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헤럴드경제(제주)=부애리 기자] 청년이 한 명도 없던 전북 김제의 농촌 마을에 창업팀 10곳이 들어서고, 제주 원도심의 낡은 여관이 탈바꿈한 LPP 건물에는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지방 상권이 쇠퇴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창업가들이 유휴공간과 지역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상권을 만들어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5일 제주시 LPP에서 열린 ‘2026 로컬창업 페스타’에서 로컬 상권 성과공유회를 개최하고 국민이 직접 투표로 선정한 우수 로컬 상권을 발표했다. 1위에는 제주 원도심 관덕정길 일대 LPP 상권이, 2위에는 전북 김제시 죽산면 상권이 선정됐다.

이날 성과공유회에서는 지역의 빈 공간을 창업 거점으로 탈바꿈시키고, 청년 창업과 관광객 유입을 통해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은 우수 사례들이 공개됐다.

청년 0명 농촌 마을에 창업팀 10곳…상가도 37곳으로 확대

김제 죽산면 상권을 이끄는 최별 에프엘디스튜디오(fld studio)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청년 창업이 농촌 마을에 가져온 변화를 소개했다.

최 대표가 7년 전 김제 죽산면을 처음 찾았을 당시 마을에는 청년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과거 전주를 오가는 길목에 자리해 오일장이 열릴 만큼 번성했던 곳이지만, 새로운 도로가 생기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고 빈 상가만 남았다.

변화는 최 대표가 폐가를 고치고 카페를 열면서 시작됐다. 당시 MBC 직원이었던 최 대표는 농업이 아니어도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카페를 창업했다. 이후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청년 창업팀도 하나둘 들어섰다.

현재 청년 창업팀의 연간 매출도 약 10억원에 이른다. 최 대표는 “청년이 한 명도 없던 마을에서 7년 동안 변화가 일어났다”라며 “청년 창업팀이 10곳으로 늘었고, 상가도 21곳에서 37곳으로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제 죽산면에서 열린 ‘논바닥 마을잔치’에서 곤포를 활용해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에프엘디스튜디오]
김제 죽산면에서 열린 ‘논바닥 마을잔치’에서 곤포를 활용해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에프엘디스튜디오]

최 대표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든 ‘논바닥 마을잔치’도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을 농민들은 논과 농기계를 제공하고, 상인들은 행사 기간 백화점 바겐세일처럼 할인 판매를 진행하는 식으로 행사를 연다. 지난해 시범 행사에는 이틀 동안 약 2000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 대표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오늘의 평야’ 브랜드를 통해 농업인과 청년 창업가를 연결하고 있다. 온라인 판매를 통해 관광객들이 지역을 떠난 뒤에도 지역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 대표는 “경주 황리단길처럼 큰 상권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도시 사람들에게도 나를 아는 마을, 내가 아는 마을이 어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제주시에 위치한 복합공간 LPP 모습.
제주시에 위치한 복합공간 LPP 모습.

낡은 여관이 로컬 창업 거점으로…제주 원도심에도 활력

국민투표 1위를 차지한 제주 LPP 상권은 쇠퇴한 원도심의 빈 건물을 로컬 브랜드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다.

상권을 이끄는 사회적기업 이금재 일로와 대표는 제주 원도심의 오래된 여관을 리모델링해 로컬 브랜드 팝업과 전시, 공연 등이 열리는 복합공간 LPP를 조성했다.

이 대표는 “사람들이 모여야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새로운 상권으로 활력이 생긴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PP에서 네이버 해피빈과 함께 진행한 팝업 행사에는 1467명이 방문했다. 행사와 연계한 크라우드 펀딩을 포함해 발표 당시 약 7200만원의 판매·펀딩 실적이 발생했다.

일로와는 2011년 창업 이후 제주 원도심에서 공간 운영과 공연, 장터, 지역 상품 판매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제주 지역 238개 로컬 브랜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LPP에서도 매월 팝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상권 활성화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는 “지역 상인들과 관계를 맺고 새로운 시도를 함께 실행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좋은 기업이 좋은 도시를 만든다고 생각한다”라며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 판매로 이어져야 새로운 일자리와 지속 가능한 지역 경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 같은 사례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지역 상권을 살리는 데 역량을 쏟는다는 계획이다. 이병권 중기부 차관은 “혁신적인 소상공인과 창업가를 육성하는 한편, 지역 상권을 사람들이 찾아오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우수 사례가 확산해 내년에는 더 큰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b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