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이 죄짓는 것 같아” 생존자 눈물도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함께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생각할 때마다 먹고, 자고, 웃고 떠드는 모든 일들이 죄짓는 일 같습니다”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이 남긴 기록 중)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됐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이름을 올린 ‘단원고 4.16 아카이브’에는 가슴 시린 4월을 겪은 희생자와 생존자, 가족의 기억이 담겼다.
총 23만5220점에 달하는 자료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의 생전 일상이 담긴 달력과 일정표, 단원고 교실을 보존하기 위한 흔적 등을 포함한다.
국가유산청은 “유가족과 국민이 직접 목격했던 사실과 공유했던 감정, 개인과 가정 그리고 지역사회 공동체가 겪었던 상처와 회복 노력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아카이브는 국가나 특정 기관이 아니라 유족과 생존자, 사고 발생과 수습 과정을 지켜본 시민들의 시선이 담긴 기록으로 의미가 크다. 큰 리본이 그려진 노란 종이 위에는 ‘단원고 학생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실종된 학생들이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하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눈길을 끈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정부나 기업체 등 다른 위치에서 재난을 마주했던 주체들이 작성한 기록에는 포착되지 않는, 재난이 초래한 사회적 실상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세계기록유산 한국위원회는 앞서 “사회적 재난의 실상을 기록하고 (아카이브로 형성한) 과정 자체가 재난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등재로 세월호의 이야기는 한국을 넘어 세계 곳곳에서도 함께 기억할 유산이 됐다.
단원고 2학년 9반 진윤희 학생의 어머니인 김순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기록유산의 하나로 등재되는 것에 끝나지 않고, 미래 세대에게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진실을) 교육하고 알리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록유산은 문자 자료나 책, 시청각 자료, 지도, 악보 등을 아우른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은 인류적 관점에서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대표 목록’과 지역의 역사적 중요성을 반영한 ‘지역 목록’으로 나뉜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조선왕조실록’을 시작으로 총 20건을 대표목록에 올렸으며, 아태 지역 목록으로는 ‘단원고 4.16 아카이브’ 등을 포함해 8건을 보유하고 있다.
아태 지역 목록은 국가별 3건씩, 격년으로 신청해 등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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