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MMA·IMMAF 등 IOC 공인받기 총력
IOC 공인 UWW도 아마추어 MMA 가세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종합격투기(MMA)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첫선을 보이면서 다음 무대로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올림픽으로 향하는 길은 아직 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인정을 받을 MMA 대표 국제기구 자리를 놓고 여러 단체가 경쟁하는 가운데 세계레슬링연맹(UWW)까지 아마추어 MMA 육성에 나서면서 구도가 한층 복잡해졌다.
이번 아시안게임 MMA는 팬들에게 익숙한 UFC 경기와 모습부터 달랐다. 철망으로 둘러싸인 케이지가 아닌 오픈 매트에서 경기를 치렀고, 선수 보호와 안전을 강조한 별도의 규정을 적용했다. 대회에서는 모던과 트래디셔널 MMA에 모두 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아시안게임 MMA를 주도한 곳은 아시아종합격투기협회(AMMA)다. AMMA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인정을 받았으며, 이를 기반으로 MMA의 아시안게임 진입을 이끌었다. AMMA를 기반으로 출범한 국제종합격투기연맹(FIMMA)은 올림픽 진입을 다음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갈라스테인 탄 FIMMA 사무총장은 AP통신에 케이지를 없앤 이유에 대해 “케이지가 없으면 올림픽 가치에 더 부합하고 IOC의 인정을 받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FIMMA는 프로모션 중심의 프로 MMA와 구분되는 국제 아마추어 스포츠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FIMMA가 MMA를 대표하겠다고 나선 유일한 국제단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2012년 출범한 국제종합격투기연맹(IMMAF)은 오랫동안 아마추어 MMA 세계선수권 등을 운영하며 IOC 인정을 추진해왔다. 2018년 출범한 세계종합격투기협회(GAMMA) 역시 각국 회원단체를 거느리고 국제연맹을 자처한다. 여기에 비교적 최근 출범한 FIMMA까지 가세하면서 MMA를 대표할 국제기구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IOC가 특정 종목을 올림픽 체계로 받아들이려면 해당 종목을 국제적으로 통할하는 국제경기연맹(IF)의 존재가 중요하다. 그러나 IOC는 현재 세계 MMA를 관장하는 국제연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AP에 따르면 IOC는 MMA가 현시점에서 올림픽 참가 자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UWW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올림픽 레슬링을 관장하는 UWW는 이미 IOC가 인정하는 국제경기연맹이다. UWW는 2024년 기존 ‘판크라티온 엘리트’를 ‘아마추어 MMA’로 개칭하고 자체 국제대회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UWW는 올해 아마추어 MMA 대륙선수권을 개최한 데 이어 세계선수권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2026년 아마추어 MMA 규정에는 이를 ‘올림픽 수준의 공식 종목’으로 확립하겠다는 목표도 담았다. 독립적인 MMA 국제연맹으로 IOC 인정을 노리는 FIMMA·IMMAF·GAMMA와 달리, 이미 IOC 공인 국제연맹인 UWW의 체계 안에서 MMA를 키우는 또 다른 길이 등장한 셈이다.
다만 UWW가 아마추어 MMA를 관장한다고 해서 MMA 자체가 IOC의 인정을 받은 것은 아니다. IMMAF도 앞서 UWW 체계의 MMA와 독립 종목으로서 MMA의 IOC 인정은 별개의 문제라는 취지로 반박한 바 있다.
올림픽 진입까지 시간도 필요하다.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의 종목 구성은 이미 확정됐다. 2032 브리즈번 올림픽 역시 현재 MMA는 IOC가 제시한 참가 자격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에 들어가려면 종목 자체의 인정 문제뿐 아니라 어떤 국제기구가 MMA를 대표할 것인지부터 정리돼야 하는 셈이다.
프로 무대에서 이미 거대한 시장을 구축한 UFC의 존재도 변수다. MMA 전문기자 카림 지단은 독일 공영 국제방송 DW와의 인터뷰에서 UFC가 MMA를 주류 스포츠로 끌어올렸지만 동시에 MMA 생태계를 UFC 중심으로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올림픽 진입을 위해서는 프로모션 중심의 현재 구조와 별도로 국가대표와 아마추어 선수, 국제연맹을 중심으로 한 스포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아시안게임 입성으로 MMA는 종합스포츠대회의 문을 하나 열었다. 하지만 올림픽으로 향하려면 IOC의 인정과 경기 방식 정립은 물론 ‘누가 세계 MMA를 대표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풀어야 한다.
yjc@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