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30% 연체율 2.13%…대출잔액 154조원 ‘역대 최대’

60대 이상 자영업자 빚 407조원, 10년 새 4배로 불어나

금리 0.25%포인트 오르면 다중채무자 이자 1조1000억원 증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비어있는 상가 모습. 윤창빈 기자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의 비어있는 상가 모습. 윤창빈 기자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들이 짊어진 빚도 154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특히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10년 새 4배 가까이 불어나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소득 하위 30%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13%로 집계됐다.

전 분기와 같은 수준이지만 2015년 4분기 말(3.88%)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는 2012년 1분기 말의 4.62%였다.

▶저소득 자영업자 빚 154조원 ‘역대 최대’=저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코로나19 직후인 2021~2022년 1%를 밑돌았다. 이후 2023년 1분기 1.15%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1분기 2.04%를 기록하며 2% 선을 넘어섰다.

대출잔액도 계속 불어났다. 올해 2분기 말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153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득 여력이 취약한 차주들이 빚을 늘린 가운데 연체율까지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상환 능력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소득 수준별로는 중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소득 30~70% 구간의 연체율은 올해 2분기 말 3.46%였다. 지난해 2분기 말 3.84%와 올해 1분기 말 3.64%보다는 낮아졌지만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을 모두 웃돌았다.

소득 상위 30%인 고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58%로 1년 전 1.39%보다 0.19%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전 분기 1.60%보다는 0.02%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별로는 40~50대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2.15%로 가장 높았다. 30대 이하는 1.91%, 60대 이상은 1.78%로 집계됐다.

▶60대 이상 자영업자 빚 407조원=대출잔액 증가세는 고령 자영업자에게 집중됐다. 올해 2분기 말 60대 이상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407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1조7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조7000억원 증가했다.

2016년 2분기 말 10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3.9배로 불어났다.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2.3%에서 37.1%로 14.8%포인트 높아졌다. 자영업자 대출 100원 가운데 37원 이상을 60대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30대 이하와 40~50대 자영업자의 대출잔액은 각각 99조7000억원과 59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말보다 소폭 감소했다. 청·장년층의 대출은 줄었지만 고령층의 빚은 계속 증가하는 대조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금리 0.25%포인트 오르면 이자 1조1000억원↑=대출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연간 이자 부담이 총 1조1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1인당 추가 부담액은 연간 67만원이다.

금리가 0.50%포인트 상승하면 전체 이자 부담은 2조2000억원, 1인당 부담은 134만원 늘어난다.

이는 올해 2분기 말 대출잔액을 기준으로 자영업자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을 약 68%로 추정하고 모든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금리가 같은 폭으로 오른다고 가정한 결과다. 소득이 적거나 고령인 자영업자일수록 금리 상승 충격에 취약한 만큼 연체가 장기화하기 전에 선제적인 채무조정과 상환 부담 완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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