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5908회 시세조종 주문…주가 급등
공범 전업투자자는 방조 혐의 약식기소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3년5개월간 조작해 62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전업투자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부장검사 김민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 부탁을 받고 시세조종에 가담한 전업투자자 공범 B씨는 자본시장법 위반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A씨는 2020년 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집하면서 시세조종 주문을 내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종목 주가는 이 기간 1만1800원에서 4만5800원까지 상승했다. 한때 5만11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A씨는 수년간 전업투자자로 활동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유통주식 수가 적어 주가조작이 쉬운 코스닥 상장사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회사는 2009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석탄 가루 운반용 파이프 등 분체이송시스템 설계·제작·설치 업체다.
A씨는 고급 와인·미식 모임 등에서 알게 된 사업가와 의사 등 26명에게 투자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접근해 47개 증권계좌와 6개 CFD 계좌, 자금을 넘겨받았다. 코인업자와 사채업자 등으로부터도 120억원 상당을 빌려 범행 자금을 마련했다.
범행 기간 계좌에 입금된 자금은 745억원에 달했다. A씨는 신용융자와 주식담보대출, CFD 등 각종 레버리지를 활용해 총 3400억원 상당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에 따라 A씨의 해당 종목 주식 보유량은 시장 유통 물량의 8%에서 40% 이상으로 늘었다.
그러나 과도한 레버리지로 반대매매 위기에 처한 A씨는 친구인 B씨에게 고가매수주문과 통정매매를 부탁했다. A씨와 B씨는 합계 1만5908회의 시세조종 주문을 반복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코로나19와 국외 분쟁 등에 따른 실적 악화와 2023년 5월 주가 하락으로 증권사가 A씨 보유 물량에 대한 연쇄 반대매매를 실행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해당 종목 주가는 2023년 5월 15일 4만5800원에서 불과 4일 만에 2만2050원으로 떨어졌다.
A씨가 시세조종을 통해 취득한 부당이득은 62억원 상당으로 조사됐다. 투자일임을 받아 관리한 지인들의 계좌까지 포함하면 이득액은 약 49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A씨는 지인들의 주식투자를 대신해 주는 대가로 16억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A씨는 범죄수익으로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매월 2000만~3000만원 상당의 카드 대금을 지출하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시세조종 의심 종목을 모니터링하던 중 A씨의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범행 직후 공범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삭제하고 계좌 위탁자들에게 거짓 진술을 부탁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성공한 슈퍼개미 이미지’를 구축한 피고인이 우량주식 장기투자를 빙자한 주가조작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한 레버리지 이용 초장기 시세조종 범행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newda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