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배터리·전선 공급망 공동대응 제안…2028년 韓 의장국 연계
美와 에너지대화 정례화…엑손모빌·아모지 등 현장 방문
美 효성重 법인 찾아 “시장 지배력 확대하도록 지원”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나라가 주요 20개국(G20)에 전력망 투자계획을 공유하고 정부-전력회사-전력계통운영회사-전력기자재 업체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과거 석유비축을 통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한 것처럼, 전기화 시대에는 핵심 전력 기자재의 안정적 공급망으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자는 것이다.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이호현 제2차관은 14~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G20 에너지 장관 회의에서 정부 수석 대표로 참석해 이같은 내용이 담긴 ‘회복력 있는 전력망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G20 국가들이 전력망 투자 계획을 공유하고 정부와 전력회사, 전력망 운영사, 전기 기자재 업체 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 이번 제안의 골자다.
우선, 이 차관은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과제로 발전설비(Capacity), 계통연계(Connection), 공급망(Chain)의 ‘3C’를 제시했다.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발전설비를 늘리더라도 계통연계와 변압기·배터리·전선 등 핵심 기자재 공급이 뒤따르지 않으면 전력망 확충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의 전력망 투자계획을 공유하고 정부와 전력회사, 계통 운영기관, 기자재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회복력 있는 전력망 파트너십’을 G20 차원에서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한국은 2028년 G20 의장국을 맡을 예정이다.
이 차관은 한미 에너지협력을 위한 아웃리치(대외접촉)도 이어갔다. 미국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인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카일 하우스베이트 에너지부 차관과 회담하고 전력과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 한국 기업의 미국 전력시장 진출도 논의됐다. 정부는 HD현대일렉트릭 등 국내 전력 기자재·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의 미국 투자와 현지 기업 협력 사례를 들어 전력망 현대화 사업 참여 가능성을 강조했다. 휴스턴 현지 간담회에는 현대엔지니어링, 한화에너지, 삼성물산, HD현대일렉트릭, 두산터보머시너리,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HD현대마린솔루션, LNG Americas(SK IES),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미국 에너지시장 동향과 사업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현지 기업과 연구기관을 통한 저탄소 기술 협력도 논의했다. 이 차관은 엑손모빌(ExxonMobil)을 찾아 리튬 개발과 탄소포집저장(CCS), 수소·암모니아 등 저탄소 사업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엑손모빌은 관련 사업에 2030년까지 2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암모니아 크래킹 기술기업 아모지(AMOGY)도 방문했다. 아모지는 암모니아를 수소로 전환해 연료전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포항 분산에너지 특화 지역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포항은 그린 암모니아 기반 분산전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라이스대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에서는 중동 정세와 글로벌 에너지시장 전망을 논의하고 한국에너지공대와의 교류 확대를 제안했다. G20 회의에서는 이와 함께 AI·반도체 산업의 물 수요 증가에 대응한 하·폐수 재이용 정책과 핵심광물 공급망의 정보 공유, 기술혁신, 순환경제·투자 확대 방안도 논의됐다.
또 이 차관은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장관과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 정무 차관 등과도 면담했다.
아울러 이 차관은 16일 미국 펜실베니아주 캐논스버그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차단기 합작법인을 방문했다.
효성중공업은 2020년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통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지난 7월 미 최대 에너지 인프라 기업 콴타서비스와 초고압차단기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이 차관은 “효성중공업이 구축한 선제적인 대미 투자와 현지 생산망은 미국 전력망의 안정성 제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한미 에너지·전력 설비 분야 협력의 훌륭한 본보기”라며 “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