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 56억 전액 삭감
민주당 의원들 “취지 알지만 사업 준비 부족”
오 시장 “청년들이 붙잡아야 할 기회의 시간 빼앗은 것”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청년 AI 이용권 등 민선 9기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사업 예산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다수를 차지한 서울시의회에서 대폭 삭감됐다. 서울시는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의회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삭감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일 서울시의 제2차 추가경정예산 수정안을 가결했다.
우선 서울시 추경안 중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 56억25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은 민선 9기 서울시의 첫 청년 정책으로 서울시 청년 50만명에게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의 서비스 이용권을 제공해 AI 정보 격차를 해소한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지난 7월 오 시장은 직접 ‘청년 AI 기본권’을 설명하며 “청년에 대한 투자는 서울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이자 글로벌 TOP3 도시 서울을 향한 가장 확실한 성장 전략”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는 사업의 취지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며 전액 삭감을 결정했다. 여야 의원들은 10일 밤까지 이 사업의 예산 삭감안을 두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수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사업의 준비 부족을 지적하며 삭감을 주도했다.
박유진 예결위 위원장(민주당)은 “청년의 AI 활용 기회를 넓히자는 사업의 방향에는 예결 위원 모두가 공감한다”며 “다만 한정된 재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서둘러 시작하는 것보다 누가, 어떤 지원을, 어떻게 받아야 가장 효과적인지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강버스 수상기반시설 선착장 풍수해 대응 및 성능 유지관리(2억8800만원), 한강보행교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1억원), 클러스터 및 진흥지구 활성화(7700만원), G밸리 활성화(5500만원), 청년과 통하는 건강 식사 지원(2400만원) 등이 이번 추경에서 전액 삭감됐다.
반면 지역별 야장 조성 및 운영(12억원), 서울미식야행(2억원), 야간경제 활성화 위한 시설물 디자인 개발(9000만원), 반딧불 정원 조성(2억원), 남산나이트 페스티벌(2억9000만원), 국제정원박람회 야간 운영 연장(1억6400만원) 등 야간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들은 원안대로 추경안이 통과됐다.
서울시는 이번 2차 추경에 기정예산 53조7674억원에서 5.2% 증가한 2조8061억원을 편성했다. 의회의 수정 의결로 올해 서울시 전체 예산은 56조5727억원이 됐다.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해 오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진화하는 상황에서 이번 예산 삭감은 단순히 사업의 출발을 늦춘 것이 아니라, 청년들이 붙잡아야 할 기회의 시간을 빼앗은 것”이라며 “뚜렷하게 중대한 문제점을 밝히지도 못한 정책을 근거도 없이 부실 사업으로 매도하며 모조리 삭감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다수 의회의 폭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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