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여부가 소비 성향 갈라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환율 급등을 많이 경험한 가계일수록 환율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작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고환율을 반복적으로 겪은 X세대는 환율 급등에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지만, MZ세대는 상대적으로 소비를 더 많이 줄였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국장은 1일 ‘환율급등 경험과 가계소비 간의 관계 분석’ 보고서를 발표해 “환율 급등 경험이 많을수록 환율 상승이 가계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세대별로 보면 X세대(1965∼1979년생)는 환율 급등에도 가계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았지만, MZ세대(1980∼1995년생)는 상대적으로 소비를 더 많이 줄였다.
최 부국장은 이에 대해 “X세대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참여와 자산 형성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 수준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높은 환율 수준에 대응하는 적응적 소비 행태를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MZ세대의 경우 “대규모 환율 상승을 직접 경험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환율 수준이 높은 시기에 대응하는 소비 행태를 학습하고 적응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던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최 부국장은 말했다.
이 밖에 자산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은 가계일수록 환율 급등에도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최근 환율이 1500원대까지 올랐지만 가계 소비가 크게 위축되지 않았다”면서 마찬가지로 가계의 ‘적응’을 그 이유로 들었다.
최 부국장은 “이런 분석 결과는 가계가 반복적인 환율 급등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 가계의 적응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련 정책은 가계의 소비 행태 변화와 계층 간 소비 격차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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