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고 AI 기업과 파트너십 체결
사모펀드와 4조7000억 대규모 지분 투자
맞춤형 AI 모델 개발기간 단축, 혁신 선도
全사업 AI 전환 가속, 글로벌 경쟁력 강화
삼성전자가 유럽 인공지능(AI) 생태계 대표주자인 프랑스 기업 미스트랄 AI에 대규모 지분 투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에 특화된 AI 모델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반도체 설계·제조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미스트랄 AI의 설루션을 바탕으로 개발 기간을 단축해 산업 전반의 혁신 속도를 한층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삼성 ‘제조 데이터’에 유럽 최고 ‘AI 모델’ 결합=삼성전자는 8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진행된 파리에서 미스트랄 AI와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양사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반도체 기술 및 제조 데이터와 미스트랄 AI의 AI 모델을 결합해 ‘반도체 특화 AI’를 구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미스트랄 AI의 거대언어모델(LLM) ‘미스트랄 라지(Mistral Large)’ 등 여러 AI 설루션을 활용해 반도체 부문 고유 데이터에 최적화된 자체 AI 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반도체 설계·제조 현장의 ▷데이터 분석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단계적으로 적용해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제조 효율과 품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업무에 최적화된 AI 플랫폼과 운영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AI 모델을 삼성전자 내부 인프라에서 운영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구현해 국가 핵심 기술인 반도체 관련 데이터를 외부로 이전하지 않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1992년생 CEO가 세운 유럽 AI 대표주자와 ‘반도체 동맹’=삼성전자는 이번 미스트랄 AI와의 협력을 메모리·파운드리·로직 등 반도체 사업 전반으로 확대하고, 향후 고객과 파트너사까지 연계하는 AI 기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반도체 산업에 최적화된 AI 활용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1992년생 아르튀르 멘쉬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설립한 미스트랄 AI는 미국과 중국이 양분한 글로벌 AI 시장에서 유럽의 대항마로 평가된다. 금융·제조·에너지 등 높은 수준의 데이터 보안이 요구되는 산업을 대상으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맞춤형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멘쉬 CEO는 지난 4월 청와대에서 열린 프랑스 대통령 국빈 방문 오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나란히 앉기도 했다.
▶지분투자도 단행…全 사업 AI 전환 속도 올린다=삼성전자는 사모펀드 EQT가 운용하는 유럽연합(EU) 스케일업 유럽 펀드, PSG 이쿼티와 함께 미스트랄 AI에 30억유로(약 4조7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미스트랄 AI와 장기 기술 협력 및 공동 사업 추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반도체를 비롯한 전 사업 부문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의 복잡성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고 정교하게 활용하는 AI 역량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미스트랄 AI와 함께 반도체 산업에 특화된 AI 모델과 플랫폼을 구축해 AI 기반 반도체 혁신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아르튀르 멘쉬 CEO는 “반도체부터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AI는 첨단 기술의 생성을 재정의하고 있다”며 “미스트랄 AI의 반도체 역량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협력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하며 협력을 통해 반도체 설계, 제조, 글로벌 AI 가치체계 전반의 진보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미세공정 판 바꾼다…ASML과 차세대 노광기술 개발=한편, 삼성전자는 반도체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에도 본격 나섰다. 삼성전자는 네덜란드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Large Size Mask Consortium)’에 참여, 12인치 포토 마스크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이를 통해 칩 제조 비용을 낮춰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2028년 업계 최초로 ASML의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High) NA 극자외선(EUV)을 첨단 D램 제조에 도입할 계획이다. 노광장비는 반도체 공정 중에서도 빛으로 웨이퍼에 회로를 그려 넣는 과정에 사용된다. ASML의 하이NA EUV는 기존 장비들보다 세밀하게 회로를 그려줘 미세화 구현을 위한 필수 장비로 꼽힌다.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은 반도체 노광장비에 사용되는 포토 마스크를 6인치를 12인치로 전환하는 것으로 목표로 한다.
포토 마스크는 미세회로 패턴을 정교하게 새긴 정밀한 틀이다. 노광장비 내에서 빛을 통해 웨이퍼에 설계된 패턴을 새기는 데 반드시 필요한 도구다. 회로를 새기는 정밀도가 높을수록 반도체 성능과 수율 향상을 꾀할 수 있다.
그동안 반도체 노광공정에는 6인치 마스크가 사용돼 왔다. 그러나 하이 NA EUV 도입과 함께 12인치 마스크로 전환할 경우 나누어 새기고 이를 연결하는 작업(stitching) 제약을 해소할 수 있어 팹 생산성을 높이고 칩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 수백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정밀하게 배치하는 첨단 반도체의 경우 12인치 마스크를 통해 하이 NA EUV 장비의 이점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어 보다 경제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