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 참석 개최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 주제로 일본 센다이서 열려

“한일 지역소멸 문제 공유…‘경제연대’ 구축해야”

지역상의 간 적극 교류, 협력 범위 확대에 뜻 모아

공급망·에너지 안보 및 미래산업 협력 공동성명도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한일 관계를 단순 협력을 넘어선 ‘경제연대’로 확장하자고 제언했다. 양국이 머리를 맞대 AI(인공지능)·공급망·에너지 등 한일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실천 과제부터 도출하자는 게 최 회장 구상이다.

최 회장은 31일 오전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일본상공회의소와 ‘지역에서 열어가는 한일의 미래’를 주제로 공동 개최한 제15회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의 개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양국 회장단 교류는 1985년 첫 회의를 시작으로 40여년간 이어져 왔다.

최 회장은 전날 같은 장소에서 진행한 ‘한일 저출산 대응 교류위원회’를 언급하면서 “옛날과 같이 좋은 기술과 제품만 있으면 어디서든 다 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인구와 시장이 함께 줄어드는 구조적인 변화에서 각자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한일은 지역소멸과 그 외 사회적인 문제들을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한일 경제연대를 언급해온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일 양국 GDP(국내총생산) 합산 6조원 규모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과제 도출을 제안했다. 이어 “AI와 첨단산업, 에너지, 스타트업처럼 양국이 함께 해 시너지가 나는 분야부터 시작해 여권 없이 왕래를 허용하고, 양국 스타트업이 상대국 투자를 받아 고도 성장을 이루거나 AI 데이터를 공유해 글로벌 질서를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31일 일본 센다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제15회 한일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과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이 참석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이날 한국 측에선 최 회장을 비롯해 각 지역별 상의 회장 및 이형희 SK㈜ 부회장, 신승규 현대자동차㈜ 부사장, 최정호 ㈜대한항공 영업총괄부사장 등 기업인 16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도 고바야시 켄 일본상의 회장 및 각 지역별 회장과 함께 시미즈건설, 세콤, 미즈호금융그룹, 도쿄해상일동화재보험 등 분야별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지난해 처음 개최돼 큰 호응을 얻었던 특별대담은 올해도 ‘한일관계의 새로운 흐름과 경제협력: 미래산업 공동창출과 민간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주인 아쓰시 일본경제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이 좌장을 맡았고, 김진동 세종상의 회장,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단장, 아카바네 유코 TDC 사장, 다카다 마사키 도호쿠대 교수가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공급망 안정성 제고, 첨단 산업 공동 연구개발(R&D) 및 기술·표준 협력, 그린 수소 등 미래에너지 분야 등의 협력을 제안했다. 또 이를 대기업과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역기업, 중소기업, 연구기관까지 협력 범위를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국 지역상의 우수사례로는 일본 고후상의와 교류 35주년을 맞은 청주상의, 부산상의와 단계적 협력 강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후쿠오카 상의가 각각 한일 상의 협력 우수 사례로 언급됐다.

이어 한일 각 지역 상의들은 협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제언 및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은 한일 지역교류의 강점으로 ‘오랜 관계’와 ‘지역에 뿌리를 둔 네트워크’를 꼽았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 주력산업 중심의 교류, 상호 벤치마킹 등 지식·정책 교류 정례화, 청년 및 2세 경영인 중심의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기업 간 B2B 매칭 및 후속지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가와사키 히로야 고베상의 회장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광 수요가 확대됐다”며 “지역상의 간 교류도 관광·문화 중심에서 기업시찰·비즈니스 매칭·인재교류 등 경제 분야로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태 전주상의 회장은 양국 국민이 협력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모바일 주민증을 활용한 김포-하네다 간 출입국 간소화 구상, 스타트업 교류 및 투자 활성화 방안 등이 일본상의 회장단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온라인소통플랫폼,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등 대한상의 주요 사업을 소개했다.

일본 측에서는 우에노 다카시 요코하마상의 회장이 지역기업의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일본 경제계의 다양한 노력을 소개하며, 한일 지역상의가 기업 간 교류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넓혀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국 상의는 공급망·에너지 안보 및 미래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지역·인적교류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우선 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지지하고, 한일 경제계도 비축 확대와 에너지 공급망 안정성 강화, 원유·석유제품·LNG의 상호 융통 등 에너지안보 강화 노력에 적극 기여하기로 했다.

또한 이밖에 AI·반도체·클린에너지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2027년 요코하마 국제원예박람회를 계기로 환경·그린 분야의 혁신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윤철민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글로벌 경제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까운 이웃인 한일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하는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계기로 ‘한일경제연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지역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과제를 하나씩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