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급 이상 비중 올해 57.4→60.3%
등급 상향 17곳, 하향 7곳 앞질러
반도체·전력·방산·조선 개선 주도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AA급 이상 우량등급 기업 비중이 올해 들어 8개월 만에 2.9%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년 간의 연간 상승 폭을 넘어서는 수치이다. 반도체·전력·방산·조선 등 주요 제조업의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이 기업들의 신용등급 상향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6일 기준 국내 회사채 신용등급 가운데 AA급 이상(AAA~AA-) 기업은 273곳으로, 전체 453곳의 60.3%를 차지했다. 올해 초 전체 460곳 가운데 264곳(57.4%)이었던 것과 비교할 때 AA급 이상 기업은 9곳 늘고 비중은 2.9%포인트 높아졌다.
눈에 띄는 건 상승 속도다. AA급 이상 기업 비중은 2024년 초 54.8%(251곳)에서 2025년 초 56.3%(260곳), 올해 초 57.4%(264곳)로 점차 높아졌다. 2024년과 지난해 각각 1.5%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는데, 올해는 불과 8개월 만에 60.3%(273곳)까지 2.9%포인트 뛰며 지난 2년의 연간 상승 폭을 모두 웃돌았다.
전체 신용등급 분포도 우량등급 쪽으로 이동했다. 투자등급(AAA~BBB-) 비중은 2024년 초 93.7%(429곳)에서 2025년 초 95.5%, 올해 초 97.0%, 이달 26일 97.6%(442곳)로 높아졌다. 반대로 투기등급(BB+~D) 비중은 같은 기간 6.3%(29곳)에서 4.5%, 3.0%, 2.4%(11곳)로 낮아졌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로 실적과 현금창출력, 재무구조 등의 개선이 뒷받침돼야 올라간다. 주가처럼 수급에 따라 단기간에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우량등급 비중의 가파른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이 실제 신용도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에는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이 내려간 기업을 크게 앞질렀다. 한신평의 ‘2026년 상반기 회사채 신용등급 변동현황 분석’에 따르면 상향 기업은 17곳으로 하향 기업(7곳)의 두 배를 넘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상향 10곳, 하향 18곳으로 하향이 우세했다. 상향 기업 수를 하향 기업 수로 나눈 상·하향 배율도 0.56배에서 2.43배로 뛰었다. 2018년 이후 대체로 하향 우위를 보였던 흐름이 올해 상반기 상향 우위로 돌아선 것이다.
등급 상승은 반도체·전력·방산·조선 등 주요 제조업에서 두드러졌다. 제조업의 등급 상향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 5곳에서 올해 7곳으로 늘어난 반면 하향 기업은 12곳에서 4곳으로 급감했다. SK하이닉스와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풍산 등이 상향 기업에 포함됐다. 한신평은 이들 업종의 우호적인 업황에 따른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을 상향 우위 전환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향후 신용등급 변화를 예고하는 등급전망도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긍정적 등급전망은 15건으로 부정적 전망(10건)을 웃돌았다. 다만 모든 업종의 신용도가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전력·방산·조선 등 우호적인 업황을 누리는 업종과 달리 건설·석유화학 등에서는 업황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하반기에도 업종별 신용도 차별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업종과 신용등급별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차주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하위 등급과 투기등급(BB+ 이하)을 중심으로 등급 하향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량 기업들은 고금리 환경에서도 선방하고 있으나 투기등급의 경우 향후 신용 위험이 일부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송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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