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형 장치가 축사 돌며 온습도·유해가스 측정…환기량도 자동 계산

암모니아 배출 20% 감소…3만마리 규모 육계사 연 1450만원 경제효과

정읍 추가 실증 거쳐 농가 보급 확대…말레이시아서 동남아 진출 시험

육계 농가에서 주행형 환경관리장치가 축사 내부를 이동하며 환경 정보를 측정하고 있다. 이 장치는 암모니아·황화수소·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습도를 측정하고, 깔짚을 자동 살포해 바닥 관리도 돕는다. [농촌진흥청 제공]
육계 농가에서 주행형 환경관리장치가 축사 내부를 이동하며 환경 정보를 측정하고 있다. 이 장치는 암모니아·황화수소·이산화탄소 농도와 온도·습도를 측정하고, 깔짚을 자동 살포해 바닥 관리도 돕는다. [농촌진흥청 제공]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농장주의 경험과 감에 상당 부분 의존했던 닭 사육에 데이터 기술이 본격적으로 접목된다. 축사 곳곳의 온도와 습도, 유해가스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환기량까지 미리 계산해 자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이다. 현장에 적용한 결과 생산성은 약 5% 높아지고 전력 사용량과 암모니아 배출량은 각각 35%,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사료 섭취량과 온도·습도 등 축사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사양·환경 관리에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을 개발해 현장 실증을 마쳤다고 26일 밝혔다.

기존 1세대 육계 스마트팜도 사료 공급과 급수, 환기 등을 자동화했지만 개별 장비 중심으로 작동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활용하기 어려워 축사 상태를 판단하고 대응하는 데는 여전히 농장주의 경험과 직관이 중요했다.

기존 환기 방식과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비교. 능동형 환기제어는 축사 내부 열환경 변화를 예측해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하고 환기팬 가동을 조절한다. [농촌진흥청 제공]
기존 환기 방식과 2세대 육계 스마트팜의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비교. 능동형 환기제어는 축사 내부 열환경 변화를 예측해 필요한 환기량을 미리 계산하고 환기팬 가동을 조절한다. [농촌진흥청 제공]

2세대 스마트팜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국립축산과학원이 전남대학교, 이모션과 공동 개발한 시스템은 ▷축사를 돌아다니며 환경을 측정하고 바닥을 관리하는 주행형 환경관리장치 ▷필요한 환기량을 사전에 계산하는 능동형 환기제어 기술 ▷각종 사육·환경 데이터를 한곳에 모으는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주행형 장치는 축사 안을 돌아다니면서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이산화탄소 농도는 물론 온도와 습도까지 지점별로 측정한다. 수집된 정보는 축사 어느 곳이 덥고 습한지, 가스 농도가 높은지를 색상으로 구분한 ‘환경 분포도’로 보여준다.

닭이 물을 먹는 음수 라인 주변처럼 쉽게 습해지는 곳에는 깔짚도 자동으로 뿌린다. 농가의 바닥 관리 노동을 줄이는 동시에 암모니아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실제 농가에서 시험한 결과 장치를 사용하지 않은 사육동보다 암모니아 배출량이 약 20% 감소했다.

환기도 문제가 생긴 뒤 작동하는 방식에서 ‘미리 대응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온도 센서가 설정값에 도달해야 환기팬이 돌아갔다. 새 기술은 외부 날씨와 축사 구조, 단열 성능, 닭이 내뿜는 열 등을 종합해 목표 온도를 유지하려면 얼마만큼 환기해야 하는지를 미리 계산한다.

효과는 고온기에 두드러졌다. 기존 센서 방식과 비교해 낮 시간 축사 내부 온도가 최대 2도 낮아졌다. 터널 팬 가동량은 48.3%, 전력 사용량은 35.2% 감소했다.

각각의 데이터는 하나의 화면으로 모인다. 온도·습도와 가스 농도부터 사료·물 섭취량, 닭의 체중까지 확인할 수 있다. 예상 체중과 사료효율 등 분석 정보도 함께 제공해 농장주가 닭의 상태와 축사 환경을 종합적으로 보고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도록 돕는다.

생산성도 개선됐다. 실증 농가의 도입 전후를 비교한 결과 가축 생산성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생산지수는 4.8% 향상됐다. 닭의 체중 1kg을 늘리는 데 필요한 사료량을 뜻하는 사료요구율은 3.4% 개선됐다. 출하 때까지 정상적으로 자란 닭의 비율도 96.8%에서 98.8%로 2.0%포인트 높아졌다.

2세대 육계 스마트팜 통합관리시스템 화면. 축사에서 수집한 사료 섭취량과 사료 재고, 사육 정보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2세대 육계 스마트팜 통합관리시스템 화면. 축사에서 수집한 사료 섭취량과 사료 재고, 사육 정보 등을 한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3만마리 규모 육계사 한 동에서 연간 약 1450만원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한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간 6차례 사육하고 평균 출하체중 1.5kg, 사료가격 kg당 592원을 적용해 사료요구율과 육성률 개선 효과를 계산한 결과다.

농진청은 올해 전북 정읍에 실증 농가 한 곳을 추가하고 내년에는 신기술보급사업과 연계해 농가 보급 확대를 추진한다.

해외시장도 겨냥한다. 닭고기 소비 비중이 높고 식량안보 차원에서 무창형 축사와 스마트팜 도입을 추진하는 말레이시아에서 현지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지 기후와 사육환경에 맞춰 기술을 검증한 뒤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유동조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번 성과는 농장주의 경험에 주로 의존하던 육계사 환경관리에 현장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더해 보다 정밀한 관리 판단을 지원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데이터 기반 축산 기술의 현장 적용성을 높이고 보급 기반을 마련해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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