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5.8규모 지진 한방에 나라 전체가 공포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12일 경주에서 발생한 한반도 역대 최강 지진은 이 땅이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확실하게 증명해 주었다. 남부지역 시민들은 엄습한 지진현상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혼란속에 긴밤을 하얗게 지샜다. ‘지진초보 나라’에는 시그널도 매뉴얼도 제대로 찾아 볼 수 없었다.
정부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오전 7시30분 주형환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지진대응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분야별 상황을 재점검했다. 지진발생 직후 ‘지진상황 대책본부’를 꾸린데 이어 16개 에너지ㆍ산업단지 유관기관 기관장들과 화상회의로 에너지 관련 시설과 업종별 기업 상황을 점검했다.
에너지 기반 시설의 경우 발전소와 변전소가 각각 한 곳씩 가동이 중단됐다가 재가동된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발전 울산 LNG복합화력 4호기가 12일 1차 지진이 발생한 오후 7시44분 멈췄다가 13일 오전 1시7분 완전히 복구됐고, 한전 울주변전소 3번 변압기도 1차 지진 때 중지됐다가 같은 날 오후 9시21분부터 다시 가동됐다.
산업 분야에서는 11개 공장시설이 지진 직후 설비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재가동했으며 인적·물적 피해 규모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석유화학 단지 내 일부 업체는 생산설비를 중단했지만, 현재 정상 가동 중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울산 석유화학 공장 대부분은 규모 7.0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가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분야도 전기설비 이상으로 일부 고로와 제강 설비에 일시 장애가 보고됐으나 현재 정상 가동 중이며, 반도체 분야도 진동에 민감한 일부 장비가 가동 중단됐다가 다시 돌고 있다. 디스플레이·전자 분야에서는 플라스틱 사출 작업이 일시 중단됐지만 생산에는 차질이 없고, 조선 분야도 피해 상황은 없지만 작업 크레인 선로 변형 여부 등 안전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에너지 기반 시설의 경우 경주, 울산 등 지진의 영향을 직접 받는 설비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할 예정이다. 산업 분야의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석유화학단지를 중심으로 긴급 안전점검 을 실시하고 주요 업종별로 비상대책반을 가동할 방침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 12일 경주에서 규모5.8 지진이 발생하자 같은 날 오후 11시 56분부터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월성원전 1∼4호기를 차례로 수동 정지했다. 정지기준 지진 분석값 0.1g을 초과한 데 따른 조치다. g는 중력 가속도 단위로 지진에 의해 특정 지점이 받는 가속도를 나타낸다. 월성원전의 설비용량은 1호기 68만kW, 2∼4호기 70만kW로, 모두 합하면 278만kW다. 전체 원전 설비용량 2172만kW의 12.8% 수준이다.
국민안전처는 이번 지진에 따른 피해는 이날 오전 5시 현재 부상 8명, 재산피해 신고 253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인명피해는 경상 8명으로 경북 5명, 대구 2명, 전남 1명 등이다.
진앙지인 경주에서는 황모(80.여)씨와 김모(88.여)씨가 각각 넘어진 TV와 신발장에 다쳐 경주동국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현재 퇴원했다. 김모(60)씨가 주택 앞 낙석으로 발등이 골절돼 경주 동국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김모(43)씨는 2층에서 뛰어내리다 치아 손상으로 경주 동국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울산에서는 29세 남성이 대피중 낙상사고로 울산 21세기좋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대구에서도 2층에서 뛰어내리다 치아손상으로 경북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대구 거주 남성은 장난감 비행기가 떨어져 다쳤다며 자가용 승용차로 병원을 찾았으며 전남 순천중앙병원에서는 임모(43)씨가 셋톱박스가 떨어져 다쳐 치료를 받았다.
재산피해 신고는 253건으로 건물균열 106건, 수도배관 파열 16건, 지붕파손 66건,낙석 5건, 간판안전조치 60여건 등으로 집계됐다.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