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0억달러 규모 캐나다산 수입품에 50% 관세

하키스틱·위스키 등 광범위한 품목에 부과…대미수출액 대비 5% 불과

“캐나다 자극용” 경제적 압박보다 정치적·상징적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챗GP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챗GPT]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최우방국인 캐나다와도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돌입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양국은 합의에 근접한 듯했지만, 막판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맞불 관세를 주고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미국의 50% 관세 추가 대상에 하키스틱까지 포함되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19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미국 대표팀의 메건 켈러(왼쪽 두 번째)가 연장전 승리를 확정 짓는 골을 터뜨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 2월 19일(현지시간) 2026 밀라노·코르티나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결승전에서 미국 대표팀의 메건 켈러(왼쪽 두 번째)가 연장전 승리를 확정 짓는 골을 터뜨리고 있다. [게티이미지]

아이스하키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국민 스포츠로 꼽힌다. 미국 역시 4대 프로 스포츠 리그에 야구와 농구, 미식축구를 비롯해 아이스하키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아이스하키에 사용되는 하키스틱의 실제 대미 수출 규모는 캐나다 경제 산업을 뒤흔들 만큼 크지 않다.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50% 관세를 부과한 캐나다산 제품은 하키스틱 등을 포함해 약 200억달러 규모로, 전체 대미 수출액의 약 5%에 불과하다. 이 역시 관세의 경제적 타격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는다.

미국 뉴스위크는 미국에선 캐나다산 하키스틱보다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로이터통신도 “캐나다에 남아 있는 주요 하키스틱 공장은 사실상 한 곳뿐이고, 이곳에서 생산하는 목재스틱 수요도 감소하는 추세”라며 “선수들은 해외에서 생산되는 초경량 복합소재 스틱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캐나다 주요 아이스하키 생산업체인 루스탠 하키는 연간 생산하는 약 40만개의 전통 목재 하키스틱 가운데 약 10만개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7년 6월 캐나다 퀘벡주 셔브룩에 위치한 셔우드 하키스틱 공장에 쌓인 목재 하키스틱들. [게티이미지]
지난 2007년 6월 캐나다 퀘벡주 셔브룩에 위치한 셔우드 하키스틱 공장에 쌓인 목재 하키스틱들. [게티이미지]

다만 하키스틱을 관세 품목에 넣은 것이 미국의 일반 가정에는 되레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선수들이 아닌 신규 입문자나 유소년 선수 가정의 경우 관세 부과로 인한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캐나다 아이스하키 전문매체인 ‘더 아이스하키 뉴스’는 “이미 가격이 높은 스포츠 장비에 50% 관세가 추가되면서 미국 내 하키 가정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미국 소비자들이 캐나다산 하키스틱을 대체할 자국산 제품을 찾기 어려운 만큼, 관세에 따른 추가 비용이 판매가격에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23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한 상점에 ​​하키 스틱들이 진열돼 있다. [AFP]
23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한 상점에 ​​하키 스틱들이 진열돼 있다. [AFP]

결국 미국이 캐나다산 하키스틱을 관세 품목에 넣은 것은 경제적 압박보다는 정치적·상징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정한 대(對)캐나다 관세 품목은 하키스틱을 포함한 스포츠용품부터 주류, 생활용품까지 광범위하다. 구체적으로는 하키스틱 외에 위스키, 의류, 가구 등 캐나다산 제품이 50%의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 들어간다. 이는 결국 이번 관세 예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의 주요 산업뿐 아니라 세부 소비재와 생활용품까지 광범위하게 압박을 가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토론토대 멍크 국제문제·공공정책대학원의 마크 맹어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적으로 상징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사안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캐나다를 자극하려는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며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하키 스틱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경제적으로 캐나다를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캐나다독립기업연맹(CFIB)는 이번 조치가 캐나다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댄 켈리 CFIB 회장은 “우려되는 점은 이번 조치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CUSMA)의 핵심 영역을 본격적으로 흔드는 첫 사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수출 관련 관세를 큰 부담으로 여기지 않았던 상당수 중소기업도 앞으로 관세를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