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WR 이달 12일 적용
코트라 웨비나 730명 신청, 사전질의만 210건
포장재 범위·라벨링·EPR 등록 등 문의 집중
기존 재고도 EU 출시 시점 따라 적용 여부 갈려
CBAM 등 EU 환경규제 확대에 수출기업 부담 커져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유럽연합(EU) 수출길에서 ‘포장재’가 새로운 규제 변수로 떠올랐다. 제품 자체의 성능이나 안전 인증뿐 아니라 박스, 완충재, 라벨, 재활용 체계까지 따지는 EU 포장재 규정이 본격 적용되면서 국내 수출기업들의 문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EU 포장 및 포장 폐기물 규정(PPWR) 대응 웨비나’에는 국내 수출기업 관계자 등 730여명이 신청했고, 실제 501명이 참여했다고 24일 밝혔다. 사전에 접수된 질문만 210건에 달했다. 규정 적용 범위와 제출 서류, 라벨링 방식,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록 등 실무와 직접 맞닿은 질문이 많았다.
PPWR은 EU 시장에 출시되는 포장재와 포장 폐기물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규정이다. 포장 폐기물을 줄이고 재사용과 재활용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다. 우려물질과 중금속 제한, 재활용을 고려한 포장 설계,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 포장 최소화 등이 주요 의무로 포함된다.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제품을 담는 포장재가 규제 대상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포장재 여부는 재질이나 업종이 아니라 기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판매, 묶음, 운송 기능을 수행하면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용 포장도 운송 포장에 해당해 주의가 필요하다.
기존 재고 처리도 주요 관심사였다. 수입 제품은 EU에 유통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시장 출시 여부를 판단한다. PPWR 적용일인 이달 12일 이전에 이미 EU 시장에 출시됐다면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이후 출시되는 제품은 그 전에 생산됐더라도 규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통관을 위해 사전에 별도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술문서(TD)와 적합성 선언서(DoC) 등은 관할 당국이 요구할 경우 제출해야 한다. 수입자인 현지 바이어가 제품 출시 전 증빙자료를 요구할 가능성도 커 국내 기업들이 미리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라벨링과 식별정보 표기도 기업들이 혼선을 겪는 대목이다. 모든 개별 포장마다 직접 표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품에 표기하기 어려운 경우 동봉 문서를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포장재가 언제, 어디에서, 어떤 원료로 만들어졌는지 추적할 수 있는 정보 체계는 갖춰야 한다.
EPR 등록은 EU 차원에서 한 번에 끝나는 제도가 아니다. 회원국별로 별도 운영된다. 예를 들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제품을 판매한다면 각 국가의 포털에 따로 등록하고 국가별 식별번호를 받아야 한다. 수출 국가가 여러 곳인 기업일수록 행정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웨비나에서는 EU 현지 기업들의 대응 움직임도 공유됐다. 일부 기업은 포장 설계 단계에서 재생 원료 사용을 늘리고, 회수와 재사용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아직 하위 법령과 세부 지침이 마련되는 과정이어서 국가별 집행 방식이 얼마나 일관될지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U 환경규제 부담은 포장재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확정 단계에 들어가면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등 탄소집약 품목을 수출하는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과 인증서 비용까지 준비해야 한다. 제품 생산부터 포장, 폐기, 탄소배출까지 전 과정을 들여다보는 규제가 EU 시장 진입의 기본 조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코트라는 포장 품목별 소재, 중량, 구성 정보를 사전에 확보하고 규정 적합성을 설명할 수 있는 증빙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조자, 수입자, 유통업자 등 경제주체별 역할에 따라 의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거래 구조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4대 중금속과 PFAS 시험, 재활용 가능성 평가, 포장 최소화 평가, 기술문서와 적합성 선언서 대응, 문서 검증 관련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두 기관은 모두 코트라 바우처 서비스 수행기관이다.
김연재 코트라 유럽지역본부장은 “규제 시행 초기에는 세부 지침에 대한 기업들의 실무 혼선이 클 수밖에 없다”며 “코트라는 앞으로도 유럽 현지 거점을 통해 최신 규제를 신속히 파악하고 업계에 전파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EU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코트라는 EU 집행위원회의 PPWR 지침문서와 FAQ 주요 내용을 해외시장뉴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웨비나 영상도 코트라TV에 게시할 예정이다. 국가기술표준원, TBT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오는 25일 PPWR 대응 웨비나도 추가로 연다.
kwater@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