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식 가변 레버리지 구조 적용 검토

홍콩, 운용 여건 맞춰 매일 배수 조정

법적 근거 마련해 긴급 시장 상황 대처

금융당국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배율 조정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본예탁금 상향에 이어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 의무화 등을 담은 대책에 이어 향후 레버리지 배수 조정까지 가능하도록 제도 기반을 마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긴급한 시장 상황에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급변 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배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게 골자이다.

당국은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사태뿐 아니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례도 함께 살펴보며, 당시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시장 안정 조치 가운데 현행 제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제도 하에선 운용 중인 레버리지 ETF의 배율을 변경하려면 수익자총회를 거쳐야 한다.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이 긴급조치권 도입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의 가변 레버리지 사례도 적극 참고하고 있다.

SFC는 최근 운용 규모(Capacity)가 시장 여건에 따라 크게 변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에 가변 레버리지 구조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시장과 상품의 운용 여건에 따라 다음 거래일 목표 배율을 일별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조치이다. 운용사는 최대 2배, 인버스 상품은 최대 -2배 범위 안에서 다음 거래일 목표 배율을 정할 수 있다. 운용사는 다음 거래일 적용할 목표 배율을 매 거래일 장 마감 후 자사 홈페이지와 홍콩증권거래소 홈페이지에 공시해야 한다. 상품명에도 유연 레버리지 기능과 최대 레버리지 배율을 함께 표시한다.

이후 세계 최초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를 출시했던 홍콩 CSOP자산운용도 SFC 개정안을 근거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투자 목적 및 상품명을 변경, 가별 레버리지 구조를 도입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한 데 이어, 30일에는 투자한도 설정과 모의거래 의무화, 거래비용 부담 등 추가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기본예탁금 상향 시행 첫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전일 대비 약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개정까지 함께 추진하는 건 행정조치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입법을 미리 진행해 향후 유사한 시장 급변 상황에 대비한 제도 정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변동성을 어떤 기준으로 긴급 상황으로 판단할지, 수익자 권리 보호와 시장 안정이라는 두 목표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등이 향후 입법 과정에서 논의될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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