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대한수면학회 이사 인터뷰
뒤척임·코골이 등 수면 방해받지 않도록
침대는 잠자는 공간…스마트폰·독서 금물
나이들면 잠들기 힘들다? 근력운동이 도움
“저도 아내와 침대를 따로 씁니다. 방은 같지만 침대 사이에 수납공간을 두고 완전히 분리했어요. 그렇게 바꾼 뒤 수면의 질이 더 좋아졌습니다.”
대한수면학회 홍보이사 김동규(사진)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숙면을 위한 첫 번째 조건으로 ‘독립 수면’을 꼽았다. 부부가 반드시 방까지 따로 쓸 필요는 없지만, 서로의 뒤척임과 체온, 코골이 등에 방해받지 않도록 개별 침대를 사용하고 침대 사이에도 일정한 공간을 두는 방식의 수면이 깊은 숙면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지난 15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방에서 자더라도 침대를 분리하면 상대방의 움직임 때문에 잠에서 깨는 일을 줄일 수 있다”며 “저의 두명의 아이들도 어릴 때부터 각자의 침대에서 자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침대를 잠자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스마트폰을 보거나 책을 읽고,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으로 쓰지 않는다. 침대에 누우면 잠이 들도록 뇌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와 대한수면학회가 올해 전국 만 19~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대한민국 수면건강 리포트’에 따르면 기혼 응답자의 38.1%는 ‘혼자 잔다’고 답했다. 기혼자 10명 중 4명이 독립 수면을 선택한 것으로, 수면의 질과 생활 패턴을 고려한 독립 수면이 확산하는 추세다.
김 이사는 “침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스마트폰을 볼 수는 있지만, 침대에 누운 뒤에는 보지 않는다”며 “잠이 오지 않는데도 침대에 먼저 누워 기다리는 습관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대는 그냥 자는 공간이어야 한다”며 “침대에 누운 뒤에는 15분에서 30분 안에 잠드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시원한 수면 환경도 중요하다. 김 이사는 “잠이 든 뒤 90분 안에 몸속 깊은 부위의 온도인 심부 체온이 1~2도 내려가야 깊은 수면으로 이어지기 쉽다. 통기성이 좋은 매트리스와 냉감 이불 등 몸의 열을 원활하게 배출할 수 있는 침구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는 “잠들기 직전은 피로도가 가장 높아졌을 때고 생체리듬은 가장 낮아졌을 때다. 그 때가 잠에 자연스럽게 드는 시점”이라면서 “이후 잠에서 깨면 피로도가 최하로 떨어지고 다시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마트폰이나 동영상을 보는 것이 피로도와 생체리듬의 구조를 흐트러뜨린다고 했다. 화면에서 나오는 빛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생체리듬의 하강을 늦춘다. 동시에 영상과 음성으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면 뇌 활동이 계속돼 피로도는 더 높아진다. 결국 스마트폰을 보다가 잠드는 것은 숙면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연세가 좀 있으신 환자분들이 찾아와 ‘피로해 죽겠는데 잠은 오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근육량 저하가 원인이 경우가 많다. ‘지금 잠을 자야 한다’는 신호는 근육이 뇌로 보내는데, 이 근육이 줄어들면 피로해도 잠이 오지 않는 상태다 된다. 때문에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을 권장드린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인간이 진화 과정에서 잠을 선택한 이유로 렘수면을 들었다. 김 이사는 “렘수면 동안 뇌는 새롭게 얻은 정보를 분류해 기억으로 저장한다. 하루 동안 쌓인 걱정과 분노, 불안 등 부정적인 감정을 처리하는 기능도 수행한다. 잠이 부족하면 전날 겪은 짜증과 우울, 분노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다, 잘 자고 나면 감정적 손상이 어느 정도 회복돼 다시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취침 시각보다 일정한 기상 시각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김 이사는 “평소 자정에 잠들어 오전 7시에 일어나는 사람이 새벽 3시에 잠들었더라도 오전 7시에는 일어나야 한다”며 “수면 부족으로 피로가 쌓이면 그날 밤에는 평소보다 이른 시각부터 졸음이 오면서 리듬이 다시 맞춰진다”고 설명했다.
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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