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이 6일부터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글로벌 시장과 같은 시간대에 움직이게 됐다. 지금까지는 오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만 거래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하면 뉴욕 시장이 끝날 때까지 원화 거래가 이어진다.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해외 역외시장에 치우친 원화 거래를 국내로 흡수할 수 있게 됐다. 경제 규모에 비하면 늦은 감이 있지만, 외환시장 선진화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은 서울 시장이 문을 닫은 뒤 런던·뉴욕·싱가포르 등에서 거래되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아 왔다. 실제 달러를 주고받지 않고 차액만 정산하는 NDF 시장에서 밤사이 환율이 급등하면 다음 날 서울 외환시장은 이를 고스란히 떠안아 출발하는 일이 반복됐다. 유사시 외환당국이 대응에 나설 틈이 없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원화 선물환 거래에서 N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로 세계 평균인 21%를 크게 웃돈다.
24시간 거래로 역외 거래 수요 일부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 투자하면서 필요한 환전을 시간 제약 없이 처리할 수 있고, 이는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야간에 발생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시장에 자연스럽게 반영돼 다음 날 개장 직후 환율이 급등락하는 현상도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 접근성 확대도 원화의 국제적 신뢰도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시장의 판이 커지는 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에는 큰 자금이 아니라도 환율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글로벌 금리 변화나 지정학적 리스크, 대규모 자금 이동 같은 요인이 생기면 환율 급변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문제는 현재 환율 자체도 이미 불안정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 중반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수가 추가된 셈이어서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변동성을 줄이려면 무엇보다 다양한 시장 참여자의 야간 거래 참여를 유도해 거래 기반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거래량이 충분치 않으면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강화 역시 필수적이다. 야간 시간대에도 주요 가격 변동과 자금 흐름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시장 개방 확대와 함께 관리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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