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제소등 법적대응 준비
공정위 제재땐 FTA위배 소지
한미통상마찰 비화우려 ‘걸림돌’
내달로 예고된 비자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에 반발하는 카드사들 간 공방이 한미 통상마찰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개별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지만, 선뜻 속도를 내지 못하고 속앓이를 하고있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계 카드사들은 지난달부터 한 달째 비자카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 위해 각사별로 법무법인을 선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7월 법무법인 율촌에 비자카드의 해외결제 수수료 인상 강행에 대한 법적 검토를 의뢰해 공정위 제소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다만 개별 카드사로 구성된 사업자단체 중심으로 수수료 인상 철회를 요구하는 것은 담합으로 비춰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각사가 독자적으로 법률대리인을 선임하기로 했다.이에 상당수 카드사들은 법무법인을 결정해 선임 계약 내용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일부는 아직 법무법인을 확정하지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자카드는 지난 4월 국내 카드사들에 해외결제 수수료를 10월부터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업계의 강한 반발에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수료(1.0→1.1%)에 대해서는 인상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으나, 해외 분담금, 데이터 프로세싱 수수료, 해외 매입 수수료 등 카드사들이 내야 하는 수수료는 당장 내달 1일부터 올릴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비자카드가 해외결제 시장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수수료 인상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비자카드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용 계약에 따르면 결제 수수료를 비자카드가 정해 통지할 수 있도록 돼있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와 비자카드의 법적 싸움이 한미 간 통상마찰로 비화될 가능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공정위 제재가 자칫 미국 기업에 대한 영업방해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배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어서다.
지난 2010년 시작된 비자카드와 BC카드 간 결제망 분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BC카드는 비자카드를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공정위에 제소했으나 공정위는 한미 FTA 위반을 우려해 수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고 결국 BC카드가 제소를 취하했다.
2013년에도 금융위원회가 국내외 겸용카드 발급 감소를 추진하려다 FTA 위반을 내세운 미국 대사관과 비자카드의 항의에 한발 물러난 바 있다.
한편 카드업계는 이달 초 미국 비자카드 본사를 방문해 항의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사실상 계획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업계 관계자는 “계약 조항에 대해 원론적으로 얘기하면 반박할 근거를 딱히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기업의 가격 결정권을 침해하거나 한미 FTA를 위반할 가능성 때문에 금융당국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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