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의 2주간 휴전 합의 이틀도 안돼 양측간 신경전은 더 거세졌다. 종전 협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상호 위협이 거듭되면서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여부를 두고 양측간 설왕설래로 혼선이 커지고 있다. 중동발 원유와 원자재 수급 불안정성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승전 명분’을 위한 이란 보유 고농축 우라늄 처리와 호르무즈 통행료 문제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미-이란 간 여러 이견에도 불구하고 통행료 공동징수는 양측 이권이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 향후 글로벌 경제와 우리 산업계에 큰 위협이다. 국제 유가와 물류 비용의 직접적인 상승 요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ABC 방송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국과 이란이 합작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도 있다”며 “이는 해협을 보호하는 동시에 다른 많은 세력으로부터 해협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종전안에는 이란이 통행료를 재건에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재건’을, 미국은 ‘관리’를 명분으로 통행료를 징수·배분해 각자 잇속을 챙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 협상단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대표단과 첫 회담을 갖는다. 밴스 부통령은 이를 앞두고 “이란이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을 보게 될 것”이라며 휴전 조건인 호르무즈 개방 이행을 압박했다. 그런데 해협의 현 상황을 두고선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았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비공개적으로, 오늘 해협을 오가는 선박 통항량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같은날 이란 국영 언론은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9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기뢰 충돌을 피하기 위한 모든 선박의 해협 내 대체 항로를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란이 하루 통과 선박 수를 약 10여척 수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 직후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공격을 명분으로 레바논에 최대 규모 공격을 했고, 이란은 “합의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날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종전까지는 여전히 ‘험로’라는 뜻이다. 설상가상으로 협상이 타결되도 통행료 여부에 따라 우리는 큰 부담을 질 수 있다. 호르무즈 통행료는 국제법 위반이고 세계 경제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국제공조와 함께 대체 항로 등 공급망 다변화만이 살 길이다.


su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