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이 높은 확률로 예상했던 결과로, 더 중요한 것은 이번 결정이 연준 위원 만장일치로 이뤄졌다는 점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이다. 연준은 높은 물가상승률과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를 금리인상 이유로 꼽았다. 미국 경제가 고금리를 감당할 만큼 탄탄하며,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3년 2개월만의 연준 금리 인상은 통화완화 기조의 종언이자, 글로벌 긴축 국면으로의 본격적 전환 신호탄이다. 고금리, 추가 인상을 ‘상수’로 우리 정부, 기업, 가계도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고금리에도 성장 가능한 경제 체질과 물가·재정·부채관리전략이 돌파구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분명한 사실은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는 점”이라며 “기초 경제 여건은 여전히 견조하지만 인플레이션 상방 위협은 여전하다”고 했다. 배경엔 중동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판단이 있다. 또 연준 위원 다수가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과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은 향후 종전과 유가 안정이 쉽지 않다는 진단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반도체 특수와 명목성장률 급등이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게 한국은행의 인식이다. 한은은 ‘선제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7, 8월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는데, 이번 미 연준의 결정으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돈을 빌리는 값이 비싸진다는 뜻이다. 곧 싸게 빌리는 투자에 기반한 성장은 막힐 수 밖에 없다. 고금리에도 성장 가능한 경제 체질을 만든다는 것은 자본조달비용보다 투자수익성이 높은 산업 구조를 구축한다는 뜻이다. 저금리 시대엔 규제·노동의 경직성으로 인한 비용을 싼 자본이 상쇄해줬지만 긴축국면에선 그 완충장치가 사라진다. 구조개혁 없이 버틸 수 있는 시기가 끝났다. 생산적 부문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첨단산업의 세제·인허가제도를 개편하며, 규제를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여야 한다. 노동의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임금·시간의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는 노동개혁의 사회적 합의와 법제화도 시급하다.
생산적 부문 중심의 투자, 투자수익성·노동생산성 제고에 엄격한 재정·부채 관리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정부로선 유념해야 한다. 당장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대출문턱을 높이면 충격은 중소기업과 자영업, 서민, 취약층부터 크게 받을 수 밖에 없다.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조합, 복지·지원의 대상 선별과 정교한 운용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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