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한화투자증권 주가가 2000억원 유상증자를 앞두고 9일 연속 하락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유상증자는 본래 시장에서 악재로 해석되는 만큼 주가하락이 당연한 수순이지만, 최근 연이은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평가에 공매도가 그 원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지난달 18일 2685원에서 이후 9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31일 2365원으로 11.92% 하락했다.
코스콤이 제공하는 종목별 공매도 거래량 비중을 보면 지난달 30일 한화투자증권의 전체 거래량 대비 공매도 수량의 비중은 44.71%로 기형적으로 많았다. 지난 31일 역시 32.62%에 달했다.
공매도로 몸살을 겪었다던 셀트리온의 올해 평균 공매도 비중이 5.91%였음을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난다.
그 전날인 29일의 공매도 비중은 17.58%, 주가하락이 시작됐던 19일 공매도 비중은 25.73%였다. 주가가 하락한 지난 9거래일 동안 평균은 17.47%였다. 셀트리온의 3배에 가까운 것이다.
공시된 지난 19~26일 잔고는 35억원에서 32억원 수준으로 10.18% 감소했다. 미리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공매도 청산(숏커버링)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같은 거래 흐름이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더구나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어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액을 노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거래량을 보니 30일 총 거래량 120만주 가운데 공매도가 53만주가 넘었다”며 “상당량이 공매도 수량이었고 이때문에 주가하락이 공매도 때문인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매도세력은 주가가 빠질 것 같은 곳들을 찾아다니면서 주가하락 가능성을 보고 들어가는데, 유상증자를 한다고 하면 주가가 발행가격만큼 떨어지니 거기에 공매도 세력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지난달 17일 취임 이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주발행가액 결정과 관련해서도 “최저가 발행제도의 약점을 이용한 공매도 세력에 대해 마음이 아팠다”며 “주주에게 공매도 세력과 함께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고 해명할 정도였다.
유상증자로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주가 약세에 확신을 가진 공매도 세력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투기세력이 신주발행가와 기존 현물과의 차익거래를 노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투자증권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의 발행가는 액면가(5000원) 이하인 2245원으로 책정됐다. 미리 공매도를 해두고 난 뒤 유상증자 이후 낮은 가격의 신주를 받고 이를 청산하면 차익을 얻게된다.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은 주가하락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한화첨단소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한화갤러리아 등 4개 계열사와 여승주 사장을 포함한 임원들, 우리사주조합이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지만 2000억원 가운데 이들의 출자금액은 1000억원 수준이다. 나머지 1000억원 규모는 일반주주들의 청약에 달려있는 것이다.
다만 4개 계열사가 초과청약을 결정하고, 우리사주 예비청약 결과 100%를 초과한 것은 유상증자에 일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주가가 신주발행가와 가까워지면 청약에 대한 유인요인이 줄어들고, 신주발행가보다 낮아진다면 주주들이 손실을 보게된다.
청약이 미달돼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엔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인수회사인 유진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인수비율에 따라 실권주를 받게 된다.
청약은 19일부터 시작된다. 이전까지 주가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은 약 10일 가량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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