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충격에도 우리나라 3월 수출이 월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산업통상부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861억3000만달러로 종전 최고였던 작년 12월 695억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최대 실적 행진이다. 최악의 대외 여건 속에서 거둔 값진 성과다. 그러나 우리 수출산업의 구조적 문제도 명징하게 드러났다. 미국 관세 정책으로 인한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및 미-이란 전쟁에서 비롯된 에너지·물류 리스크도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어선 안된다.

3월 수출은 역시 반도체가 주도했다.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51.4% 증가한 328억3000만달러였다. 300억달러를 넘긴 것은 처음이다. 메모리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수요가 증가한 덕분에 종전 역대 최고였던 전월의 251억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2.2%가 증가한 63억7000만달러였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54.9% 증가한 51억달러, 석유화학제품은 5.8% 늘어난 38억달러였다.

수치를 잘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지점이 적지 않다. 먼저 반도체 쏠림이 더 심화됐다. 3월 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은 무려 38.1%다. 전년 동월 22.5%는 물론이고 전월 37.4%보다도 훨씬 많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 비중은 24.4%였으나 올 들어 3개월 연속 30%대다. 석유·석유화학제품 수출은 유가 급등으로 인한 단가 상승에 힘입어 증가했으나 중동전 충격이 본격화한 이후 감소세다. 석유제품은 지난달 13일 수출통제조치 이후 휘발유(-5%)·경유(-11%)·등유(-12%) 등의 수출이 줄었다. 석유화학제품도 3월 4주 이후 수출 물량이 20% 안팎으로 줄었다. 지난해 전체 수출액의 6.6%를 차지했던 일반기계는 중동발 해상운송 차질과 미국 관세 영향으로 6.3%가 감소해 비중도 4.5%로 위축됐다. 자동차 수출 증가는 중동전으로 인한 물류 차질을 친환경차 수출 확대가 상쇄한 덕분이다. 지역별로는 대중동 수출이 반토막(-49.0%) 났다.

최근 구글이 인공지능(AI) 모델에서의 메모리 압축기술인 ‘터보퀀트’를 발표하자 반도체 관련주가 한때 급락했다. 중동전과 겹친 터보퀀트 쇼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총 비중이 절대적인 국내 증시에 더 컸다. 우리 반도체산업의 경쟁력은 더 강화해야 하지만, 특정 종목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반도체 다음’의 엔진을 찾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향후 전황과 호르무즈 해협 분쟁에 따른 에너지·물류 리스크에도 전방위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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