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LPG 공급 90% 이상 중동서 의존
가정·외식·배달업계 대혼란…식당들 문 닫기도
사재기, 절도 등 범죄도 확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액화석유가스(LPG) 공급 부족 사태가 점차 악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 2위 LPG 수입국인 인도에서는 조리용 LPG 가스 부족으로 관련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시민들이 장작을 구해 요리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은 인도에서 조리용 LPG 가스가 부족해지면서 사재기, 절도 범죄가 보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정학적 충돌이 한 나라의 일상생활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매체는 전했다.
인도는 LPG 공급의 9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와 관련해 일부 완화 조치를 내놨지만, 액화천연가스(LNG)와 LPG 부족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란 전쟁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일부 인도 가정에선 장작을 태워 요리를 하는 등 과거의 생활방식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일부 가정에선 조리용 LPG 가스를 아끼거나 전기 인덕션을 대신 사용해 위기에 적응하고 있다.
인도 케랄라의 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 바비타 시바다산은 블룸버그에 “조리용 LPG 가스 대리점이 일주일째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며 “장작을 때워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LPG 공급 차질이 사재기와 절도 등 범죄로 이어지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뭄바이 외곽 산파다에선 시민들이 조리용 LPG 가스통을 구매하기 위해 새벽 3시부터 긴 줄이 형성되고 있으며, 나비뭄바이와 라이가드 지역에서는 호텔의 20% 이상이 영업을 중단했다. 암시장에선 LPG 가스통 가격이 3000루피(약 4만원)를 웃돌고 있다.
최근 인도 남부 티루바난타푸람의 찰라 시장에선 상업용 19kg 가스통이 대낮에 호텔에서 도난당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인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라이센 지역에선 가스 판매점이 문을 열지 않자 소비자들이 도로를 점거했고, 새벽부터 줄을 선 시민들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라크푸르에서는 줄을 새치기하려던 사람들 간 충돌이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외식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인도전국레스토랑협회에 따르면 조리용 LPG 부족 여파로 최대 5%의 식당이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 대형 업무시설에서도 식단 축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 디마트에선 인덕션 조리기와 관련 제품 판매가 급증해 재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라인 장터에서도 인덕션 판매량이 평소 대비 수십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정부는 LPG 공급이 원활하다고 강조하며 상업용 사용자에게 배관 가스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점은 인정하고 절약을 당부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