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력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갑작스러운 청와대 오찬 취소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징계 남발’ 논란이다. 이를 하나씩 짚어보면 이렇다.
먼저 청와대 오찬을 돌연 취소한 결정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장 대표는 오찬 당일 오전 9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단독 영수회담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대통령께 제가 만난 민심을 생생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오찬을 불과 한 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장 대표는 “모래알로 지은 밥을 씹어 먹으러 청와대에 들어갈 수는 없다”며 입장을 급선회했다.
장 대표가 제시한 취소 사유는 두 가지로 전해진다. 하나는 전날 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재판소원법 등이 일방 처리된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민주당의 합당 논란으로 재점화된 이른바 ‘명청 갈등’이다. 이 두 사유가 오찬 취소를 정당화할 만큼 설득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선 당일 청와대 오찬 참석 의사를 밝혔던 오전 9시에 장 대표는 이미 민주당의 법안 일방 처리를 인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는 최근 반복돼 온 정치적 행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돌연 취소의 근거로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두 번째 사유 역시 마찬가지다. 명청갈등을 이유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 두 사람만이 직접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명청갈등 또한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동 직전에 해당 사유를 내세운 것 역시 논리적 일관성 측면에서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정황이 누적되면서 장 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것이다. 정치적 판단 능력을 갖춘 지도자라면 최소한 오찬 회동 훨씬 이전에 명확한 입장을 정리했어야 했다. 나아가 일단 결정한 사안이라면 이를 일관되게 추진함으로써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정치의 기본 원칙이다. 그런데 대통령과의 오찬을 돌발적으로 취소했으니, 해당 논란은 정치력 논란을 넘어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까지 강행되면서, 장 대표가 정치를 정치력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징계를 정치의 수단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징계 사유의 타당성 자체가 핵심 쟁점이 아니다.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서울시당위원장에게 1년간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부과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 중앙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급한 징계 사유가 아니라면 선거 직전에 이러한 오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정당 대표의 책무다. 또한 한동훈 전 대표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제명에 이은 배 의원 징계가 이어지면서, 선거보다는 정적 제거를 우선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정치력을 의심받는 당대표가 과연 향후 선거를 어떤 전략과 리더십으로 치러낼 것인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는 요즘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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