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무역블록 창설을 추진한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중국에 맞선 ‘희토류 동맹’의 성격으로 역내 가격·공급 안정을 도모하는 ‘핵심광물 우대 무역지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55개국을 파트너로 하는 새로운 핵심광물 다자 협의체 ‘포지(FORGE·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 이니셔티브’도 같은날 발표했다. 중국은 즉각 미국의 ‘핵심광물 무역블록’에 대해 “국제 경제·무역 질서 훼손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냈다. 한국은 ‘포지’ 의장국 역할을 6월까지 수행한다. 이 협의체가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출범한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을 확대·재편한 것으로, 한국이 2024년 6월부터 의장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날 자체적인 ‘희토류 공급망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미중 간 격화되는 희토류 전쟁 한 복판에서 우리의 생존 전략인 셈이다.

미국은 최근 희토류 공급망의 ‘탈중국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JD 밴스 미 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회의에서 무역블록 창설을 발표하며 “지난 1년간 우리 경제가 핵심광물에 얼마나 크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많은 이들이 뼈저리게 알게 됐다”고 했다. 미국은 호주 등 핵심광물 자원 매장·생산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국내 광산 개발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120억달러 규모 자금을 투입해 핵심광물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민관 합동 프로젝트 ‘프로젝트 볼트(Vault)’도 발표했다.

원재료와 분리·정제기술, 완제품(자선) 생산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의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관세 부과와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대만 개입 시사’ 발언에 연이어 희토류 수출 통제로 대응했다. 우리 역시 희토류 공급에서 중국 의존도가 80%나 돼 공급망 안정·다변화가 시급하다. 정부가 자원개발에서 분리·정제, 완제품 생산, 재자원화까지 희토류 생태계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처음으로 내놓은 이유다. 정부는 희토류 17종을 국가 핵심광물로 지정해 수급 관리를 강화하고, 과거 해외 자원 개발 실패를 이유로 금지했던 한국광해광업공단의 해외 직접 투자를 재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민간의 해외자원 개발에 대한 공적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원 개발과 생산도 추진한다.

단기적으론 현재 84.9일에 불과한 핵심광물의 공공비축 평균일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 자원 외교와 민간의 해외 투자 지원으로 공급망 다변화를 적극 꾀해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생산의 상업성 개선과 분리·정제 등 기술 자립화도 이뤄야 한다. 미중 사이에서 국익·실용 외교의 필요성이야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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