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했더니 급기야 남쪽 지방에서 보이던 ‘연분홍실잠자리’<사진>가 서울에 출몰했다. 지구온난화로한반도 일대가 뜨거워지면서 생육지도의 북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25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2011년부터 경기도 양평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마리씩 보이던 연분홍실잠자리가 올해는 서울 길동생태공원에서 수십만리가 군무를 이루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분홍실잠자리는 전남, 경남 등 남부지방 습지에 분포하는 남방계열 종으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돼 있다. 서울에서 연분홍실잠자리 개체수가 30마리 이상 발견된 것은 짝짓기와 산란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또 같은 남방계열인 하나잠자리도 서식지가 제주도에서 경기도 포천까지 북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잠자리는 대만, 일본 남부지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열대 지역의 대표적인 곤충이다. 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남방계열 잠자리류의 잇따른 서식지 북상은 한반도 기후가 그만큼 더워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단 지상만의 문제가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해양 온난화와 아열대화 현상에 따라 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바닷속 생태계에도 극심한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동해안 오징어가 서해에서 걸려들고, 최근 들어 한반도 연안에서는 잡히지 않아 어획 쿼터조차 배정받지 않았던 참다랑어(참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실제 제주도 연근해 해역에서는 대형 참다랑어가 잇따라 잡히면서 대박 아닌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 역시 지구 온난화로 아열대성 참다랑어들의 회유로가 북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남해안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참다랑어가 회유하기 적합한 환경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해양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참다랑어는 점차 늘어나는 반면 가을 전어는 남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승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