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서 복무한 소령 출신 앵커
성비위·여성편력·문신 숱한 논란에도
‘美우선주의 신봉자’…트럼프, 파격 발탁
전세계 미군 장성 800명 한날 모아놓고
“핵전력 끌어 올릴것, 뚱뚱한 장성 아웃”
“정치적 올바름 아닌 전투력 강화” 정신교육
JSA 방문…“트럼프 핵잠 승인” 재확인
韓국방부 방문록에 “힘을 통한 평화”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 면도하고 전문적인 외모를 가꾸고 싶지 않다면 새로운 자리나 직업을 찾아라.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 9월 30일 미 버지니아주 콴티코의 해병기지에서 피트 헤그세스(45) 미국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은 이 같이 말했다. 미국과 세계 각국에서 복무 중인 군 지휘관 800명을 데 소집한 것도 이례적인데, 이들에게 군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정신교육을 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의 경고는 현실로 다가왔다. 이달 3~4일 방한 일정 전 헤그세스가 오산 공군기지 제51전투비행단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군대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병사들에게 “면도 면제를 받은 군인은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리는 국방장관과의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다”고 썼다.
헤그세스 장관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참석차 3~4일 방한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과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SCM이 끝난 뒤 안 장관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 드린다”며 “당연히 군 당국에선 최선을 다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유관기관인 국무부, 에너지부와도 긴밀하게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맹의 능력이 제고되길 원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은 모델과 같은 국가다. 그러다 보니 대한민국이 더 강력한 능력, 최고의 능력을 갖는 것에 대해 마음을 열고 승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양국이 선의를 갖고 계속 토론해 긍정적인 결과로 이끌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폭스뉴스 진행자 44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파격 발탁 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에서 승리한 뒤 자신의 2기 행정부를 이끌 초대 전쟁부(당시 국방부) 장관으로 헤그세스를 지명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시점이었다.
헤그세스가 군인 250만명을 포함한 인원 340만명과 연간 예산 8500억 달러(약 1200조원)에 달하는 공룡 조직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그야말로 파격적인 소식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지명인 탓에 헤그세스가 전쟁부 장관직에 적합하냐는 의문 역시 삽시간에 떠올랐다. 당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선 헤그세스 지명을 두고 ‘이 자식은 대체 누구인가(Who the f--k is this guy)’라는 제하의 기사를 내놓았을 정도다.
헤그세스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하는 등 군복무 경험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육군 소령 예비역 출신 이력으로 미뤄봤을 때 그가 장성들을 진두지휘하는 전쟁부 장관이 되기에 적절한지는 물음표가 붙었다. 그의 군 복무 이력은 세계 최대, 최강 군대를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헤그세스가 트럼프 정부에서 ‘꼭두각시 장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AP 통신은 “국방부와 국방 관계자들이 여러 국가안보 전문가를 제쳐 두고, 폭스뉴스 채널의 공동 진행자인 육군 주방위군 소령을 장관으로 선택한 것에 커다란 당혹감과 우려를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헤그세스의 사생활과 관련한 비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헤그세스의 몸 곳곳에 새겨진 문신은 그가 인종과 종교에 관한 극단주의적 이념을 드러냈다. 백인우월주의 등 사상 편향 논란이 있는 그가 미군을 통솔하는 수장이 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이 나왔다. 이 외로 과도한 음주 문제, 성폭행 의혹도 헤그세스가 전쟁부 장관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이유로 거론됐다.
터프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
숱한 논란과 의혹에도 헤그세스가 세계 국방력 1위 국가의 전쟁부 장관이 된 배경에는 재집권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트럼프는 헤그세스에 대해 “터프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추켜세웠다.
헤그세스가 장관직으로 근무한 지 10달이 지난 현재 미 전쟁부는 급진적인 조직 개편 및 인사 쇄신을 겪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았던 미 국방부의 이름도 ‘전쟁부(U.S Department of War)’로 새롭게 바뀌었다. 현재 그는 군인들의 용모부터, 미군 내 만연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워크(woke·깨어있다는 뜻) 등 미군 내부에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의 가치를 뿌리 뽑는데 매진 중이다.
이건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니라 ‘복원(Restorative)’이다.
뼛속부터 찐보수…대학시절 “동성애는 비정상” 기고글 화제
헤그세스는 1980년 6월 6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고교 농구부 감독인 아버지와 비즈니스 코칭 전문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가족은 노르웨이 이민자 후손이다.
헤그세스는 고교 졸업식에서 졸업생 대표로 연설할 만큼 학업 성적과 리더십이 뛰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1999년에는 미국 명문대로 꼽히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입학해 정치학을 전공했다. 전쟁부 장관으로 지명될 당시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합격 여부를 두고 잠시 의혹이 일기도 했으나, 헤그세스가 엑스(X·옛 트위터)에 합격통지서를 공개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헤그세스는 대학 농구팀, 교내 잡지, 학군단에 모두 몸담았을 정도로 활동적인 대학 생활을 보냈다.
그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대학 농구팀에서 가드 선수로 뛰었다. 비록 4개 시즌 동안 뛴 42개의 경기에서 평균 출전시간 2.7분에 총득점이 36점에 불과한 벤치 선수였지만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만큼은 톡톡히 했다는 게 동료들의 증언이다. 실제로 헤그세스는 2003년 컬럼비아대와의 경기에서 커리어 최고 기록인 6점을 기록해 팀의 역전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체육 활동 외에도 헤그세스는 교내 보수 성향 교지인 ‘더 프린스턴 토리(The Princeton Tory)’의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발행인으로 활동하면서 헤그세스는 “서구 문명의 기둥을 ‘다양성(diversity)’이라는 미명 아래 파괴하려는 시도에 맞서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여러 차례 실어 DEI에 대한 그의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2003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 무너지는 등 주민들의 저항이 일어난 것과 관련해선 “보수적 아이디어는 작동했으며, 작동하고 있고, 작동할 것”이라면서 “강력한 군대는 세계에 장기적인 평화와 안정을 가져오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썼다고 미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특히 헤그세스는 동성애에 관해서도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이다”라고 묘사한 사설을 공동 집필해 당시 프린스턴 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헤그세스는 농구선수, 교지 발행인으로 활동하면서도 학군단(ROTC)을 수료해 군인의 길을 걸었다. 그는 졸업 이후인 2003년, 투자 은행인 베어 스턴스에서 분석가로 잠시 일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미네소타주 방위군에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이듬해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고,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자원 복무했다.
헤그세스는 군복무를 하면서 관타나모만,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여러 해외 파병 작전에 참여했으며 주방위군 내에서 다양한 참모직을 역임했다. 이라크전에선 소대장(Platoon Leader) 근무했고 아프가니스탄에선 대(對)반군작전 교관 등의 임무를 수행했다. 이 같은 공로로 헤그세스는 브론즈스타(Bronze Star) 훈장을 두 차례 수훈했다.
‘트럼프 저격수’에서 ‘트럼프 최측근’으로
군복무를 수행한 뒤 헤그세스는 본격 언론계에 본격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헤그세스는 미 폭스뉴스에 정치·군사 전문 기고자로 합류한 것을 시작으로 보수주의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점차 알려왔다. 3년 뒤인 2017년부터는 ‘포스 앤드 프랜즈 위켄드(Fox & Friends Weekend)’의 공동 진행자로 발탁됐다.
특히 헤그세스는 이 무렵부터 공화당 지지층 사이에서 보수 성향의 앵커 헤그세스를 모르는 이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 같은 두꺼운 지지층을 기반으로 헤그세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기 전까지 포스 앤 프랜즈 위켄드 진행자 자리를 지켜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를 지명할 당시 성명을 통해 “(헤그세스는) 8년간 폭스뉴스 호스트로 있었으며 해당 플랫폼을 군과 예비역을 위해 싸우는 데 사용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자리매김했지만, 한때 그와 대립각을 세운 적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선에서 당선되기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군복무 이력 등 외교와 군사 정책에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입장을 계속 바꾸고 있다. 솔직히 말해 좌파의 프레임에 스스로 빠져드는 것 같다.
헤그세스는 2015년 8월 트럼프 대통령이 TV 패널 진행자들의 발언을 통해 군사 자문을 얻는다고 말하한 것에 대해 “안보 이해 부족”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그는 “유력 대선 후보가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 같은 TV 패널만 보고 군사 조언을 얻어선 안 된다”며 “훨씬 더 많은 디테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60년대 베트남전 당시 학업을 이유로 4차례 징집유예 조치를 받은 사실에도 비판을 쏟아냈다. 헤그세스는 “베트남 전쟁 복무를 피하기 위해 네 번이나 학생 징집 유예를 받은 사람이 존 매케인처럼 조국을 위해 자원했다가 5년 반 동안 고문당한 사람을 공격할 자격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 “그는 이런 일을 반복해왔다. 국내 문제에선 괜찮았지만, 국제적으로는 트럼프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르겠다”며 “용납할 수 없다. 그 지역에 대한 그의 이해가 얼마나 얕은지를 보여준다. ‘계속 주둔할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은 명확성도, 리더십도 아닌 우유부단함이다”고 짚었다.
다만 헤그세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부터는 트럼프 저격수 역할을 접고 그의 열렬한 지지자로 입장을 바꿨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2019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범죄 혐의 미군들의 사면을 비공식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주의? 이슬람 혐오?…거듭되는 논란
헤그세스는 수많은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자신에 몸의 곳곳에 새긴 문신부터, 성폭행 혐의, 어머니의 폭로 등 그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헤그세스는 온몸에 기독교 극단주의 신념을 반영하는 십자군 문신을 다수 새겨왔다. 그의 첫 문신은 팔에 새겨진 ‘칼이 꽂힌 십자가’로 마태복음 10장 34절 ‘나는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는 구절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가 팔에 새긴 ’데우스 불트(Deus Vult·신의 뜻)‘는 중세 십자군 전쟁 당시 군사활동을 정당화하는 문구로 쓰였다. 백인우월주의 단체들도 ‘데우스 불트’를 반이슬람 구호로 쓰고 있어서 헤그세스도 백인 우월주의자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외로 헤그세스가 가슴팍에는 ‘예루살렘 십자가’ 문양을 새겼는데, 이는 기독교 민족주의 상징으로 해석됐다.
다만 헤그세스는 자신이 문신을 새기는 것을 하나의 스타일로 치부했다. 그는 2020년 인터뷰에서 “37~38세 무렵부터 문신을 새기기 시작했다”며 문신의 장점 중 하나로 “사람들이 내 입장을 정확히 알게 된다. 나는 내 관점을 원래부터 겉으로 드러내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헤그세스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그가 새긴 문신들로 인해 2021년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경호 임무에서 배제되고 말았다. 이에 대해 헤그세스는 지난해 6월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 부대의 지휘관들이 내가 가진 종교와 문신 때문에 나를 극단주의자나 백인 우월주의자로 판단했다”고 토로했다.
전쟁부 장관이 되고 난 이후인 올해 3월에도 헤그세스는 팔 부위에 새로운 문신을 새겨 논란이 있었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하와이의 한 군사 기지에서 해군 특수부대(네이비 실)와 함께 훈련 중 찍힌 사진에선 이두박근 안쪽에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아랍어 문신이 새로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문신은 아랍어로 ‘카피르(كافر)’라는 단어로 ‘불신자’ 또는 ‘이교도’를 뜻하며 이슬람권에선 모욕적 표현으로 간주했다. 헤그세스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그의 몸에 10개 이상의 기독교 극단주의를 상징하는 문신이 있다는 점에서 해당 아랍어 문신이 이슬람을 겨냥한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헤그세스가 집필한 저서 역시도 출판 이후 논란으로 이어졌다. 그는 2020년 발간한 저서 ‘미국 십자군(American Crusade)’에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방법으로 좌파들이 미국 애국자들을 사방에서 포위해 살해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건국 아버지들과 국기와 자본주의를 죽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LGBTQ+)와 여성의 권리, 인종의 정의를 옹호하는 좌파가 곳곳에 숨어 미국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좌파의 재앙 아래 있다”고 지적했다.
재혼만 두 차례, 현 아내와는 불륜커플…어머니마저도 “넌 여성 학대자”
헤그세스는 여성을 둘러싼 성폭력 사건으로도 물의를 빚었다. 지난 2017년 10월 성폭력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당시 헤그세스는 피해자 비공개 합의를 통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장관으로 지명됐을 당시에는 해당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과거 그의 부적절한 언행도 다시금 언급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성폭력 의혹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와중에 어머니로부터도 “여자들을 무시하고 속인다”고 꾸지람 받았던 사실도 NYT가 편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헤그세스의 어머니 페넬로피는 2018년 아들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에서 “너는 여자를 무시하고 거짓말하고 속이고, 여러 여자와 잠자리하고 이용해 먹는 남자를 존중하지 않는데, 네가 바로 그런 남자”라며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고 부끄럽지만 이게 바로 진실”이라고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헤그세스의 결혼 생활도 남다르다. 3번의 결혼과 2번의 이혼을 거쳐 현재 헤그세스가 만난 아내는 불륜 관계를 통해 맺어졌다.
헤그세스의 부인 제니퍼 라우셰(40)는 헤그세스가 폭스 앤드 프랜즈 위켄드에서 진행자로 활동할 당시 만난 사내 커플이다. 이들은 각자 기혼 상태에서 만남을 가졌다. 그러던 중 제니퍼가 2017년에 헤그세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면서 불륜사실이 세간이 드러났다. 결국 이들은 각자의 배우자와 이혼을 택하고 2019년에 부부의 연을 맺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쓰던 ‘국방부’ 명칭 부활…1년 만에 美국방부 확 달라졌다
이처럼 온갖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헤그세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하나로 전쟁부 장관으로 취임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한 청문에서 찬성과 반대표가 50대 50표 동률을 이뤘으나, JD밴스 미 부대통령의 찬성표가 구세주가 됐다.
헤그세스는 부임 이후 군 기강을 바로잡는 데 주력했다.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워크 문화 등을 깨부수겠다는 일념을 특히 강조했다. 워크는 원래 인종·성 차별, 사회적 정의에 대한 각성을 의미했지만, 이후 미국 사회에서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반발이 일면서 보수 진영은 워크를 진보적 가치와 정체성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판적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헤그세스가 올해 9월 30일 미국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기지에서 전군 지휘관을 이례적으로 소집해 연설한 것은 그가 군 기강을 바로잡는다고 한 게 결코 가벼운 얘기가 아니었음을 드러내는 사건이었다. 이날도 그는 미군이 인종과 성평등 같은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전투력 강화에만 집중하게 하겠다고 연거푸 강조했다.
특히 헤그세스는 모든 병과의 기준을 “가장 높은 남성 기준”으로 복원하고 기본군사훈련을 강화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계급의 장병에게 매년 두 차례 PT(Physical Training·신체단련) 시험을 통과하고, 키와 몸무게 기준을 맞추며, 매일 PT를 할 것을 지시했다. 수염이나 긴 머리 등 군인에 어울리지 않는 풍모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음은 헤그세스의 연설 일부분.
어리석고 무모한 정치 리더들이 나침반 방향을 잘못 잡았고 우리는 우리 길을 잃었다. 우리는 워크(Woke)부가 됐지만, 더는 아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군 리더를 잘못된 이유로 진급시켰다.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할당, 이른바 역사상 ‘최초’를 위해 진급시켰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과도하게 세심하고, 누구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지 말라는 리더십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
각급에서 기준을 충족하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규율을 지키고 건강하고 훈련되지 않으면 당신은 아웃이다.
솔직히 전투 대형이든 어떤 대형이든 뚱뚱한 군인을 보는 게 지겹다. 펜타곤 복도에서 뚱뚱한 장군과 제독들을 보는 걸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이 전투병과 남성의 신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PT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거나 면도하고 전문적인 외모를 가꾸고 싶지 않다면 새로운 자리나 직업을 찾을 때다.
이런 조치는 여성의 군 복무를 막고자 하는 게 아니. 전쟁은 당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신경 쓰지 않는다.
“힘을 통한 평화”…8년 만에 JSA 찾은 美 전쟁부 장관
헤그세스는 지난 3~4일 제57차 SCM참석을 위한 방한 기간 중 첫 일정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를 방문했다. 한미 국방장관의 JSA 동반 방문은 2017년 10월 당시 송영무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방문 이후 8년 만이다.
JSA를 방문한 헤그세스는 안규백 장관과 비무장지대(DMZ) 최북단 경계초소인 오울렛 초소에서 JSA경비대대 한미 대대장으로부터 작전 현황을 보고받았다. 오울렛 초소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5m 거리에 위치한 최북단 초소다. 트럼프 대통령도 1기 행정부 때인 2019년 6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오울렛 초소를 방문한 바 있다.
헤그세스는 JSA 방문을 마친 다음날인 4일에는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SCM에 참석했다. SCM은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양국 국방 분야 최고위급 연례 회의체다. 한미 국방 당국 간 고위급 실무 회의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언급된 주요 협력 방안을 점검 후 의결한다.
이날 헤그세스는 국방부 3층 전시실에 마련된 방명록에 ‘힘을 통한 평화, 한미동맹 72주년을 위하여’(‘To 72 YEARS OF PEACE through STRENGTH in the U.S.-ROK ALLIANCE!’)라는 친필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회의에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역내 역할 변화) 등과 연계된 한미동맹 현대화 등 다양한 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에 변화의 바람 불까…헤그세스가 풀어야 할 숙제는
뉴스 방송 진행자에서 미군 수장이 된 헤그세스는 오늘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우군으로 활동하며 ‘힘을 통한 평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군의 정체성을 전투 중심으로 재정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세우면서 군대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하지만 헤그세스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보수 진영의 환영을 받고 있지만, 그가 내세우는 군대 쇄신은 조직 내 다양성을 해치고 병사들 사이에서 인종, 성별로 인한 차별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각 부대의 전투 중심 문화 복원”을 강조하는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젠더 평등과 다양성을 ‘비전투적 요소’로 규정하며 폐지 의사를 밝힌 점은 군의 포용성과 사기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헤그세스는 안보 환경의 복합성과 동맹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그가 군 통수권자로서의 균형감각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 안팎에서는 헤그셋이 정치적 충성심에 치우쳐 국방부를 이념적 전장으로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헤그세스는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동맹과의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자국 우선주의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또 전쟁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리더로서 인정을 받아야할 필요성도 있어보인다. 미 국방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그동안 헤그세스에게 따라다니던 비판과 우려에서 극찬으로 바뀔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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