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도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 개개 구성원의 작은 일탈도 조직에는 치명적 위기를 불러올 수 있음을 항상 명심해 주길 바란다.”
제41대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김수남(57) 총장이 지난해 12월 취임 일성으로 검찰 구성원들에게 ‘청렴’을 당부하며 한 말이다. 하지만 김 총장의 메시지는 잇따른 전ㆍ현직 고위검사들의 비위 의혹 사건으로 빛이 바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진경준 전 검사장을 비롯해 홍만표 변호사까지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1948년 검찰 창설 이래 최대 위기 상황”, “내부 단속에 실패했다”는 안팎의 지적에 직면한 상황이다.
각종 비위 의혹으로 촉발된 검찰 조직의 ‘국민 신뢰 추락’은 초유의 현직 청와대 민정수석 수사를 앞둔 김수남호(號)에 있어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살아있는 권력’으로 평가받는 우병우 수석을 상대로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든 간에 국민과 정치권을 동시에 납득시키기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대검찰청 수뇌부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사’를 기본적인 방향으로 정했다. 김 총장 역시 “법과 원칙대로 수사한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총장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검찰을 둘러싼 제반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인다.
청와대와 정치권은 공개적으로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19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누설 의혹을 겨냥해 ‘국기 문란’, ‘중대한 위법’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이 감찰관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청와대가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도 특검 도입을 주장하며 검찰을 연일 압박 중이다.
실제 수사가 시작되더라도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범죄 혐의나 증거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검찰로 넘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우 수석의 횡령ㆍ배임 혐의나 아들 병역과 관련해 직권남용을 했다는 의혹 등에 대한 수사는 관련자들이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증거를 인멸했을 경우 수사가 난항을 겪을 개연성이 크다. 이 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 의혹 또한 유출된 경위와 상세한 정황 등을 밝히기 위해서는 법리적 해석과 동시에 해당 언론사에 대한 조사가 필요해 쉽지않는 상황이다. 안팎의 시련에 직면한 김 총장, 그가 긴급하게 마련한 복안은 따로 있을까.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