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짧은 만남이라면 가능”
“비핵화 입장 차이는 문제 안 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이 성사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간) 이 연구소의 팟캐스트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안녕하세요, 다시 보니 좋군요”라고 인사하는 수준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9면
사일러 고문은 “만약 회동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그 이유가 비핵화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입장 차이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일회성 만남이라면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한 차이는 극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요즘 미국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놓고 봤을 때 짧은 만남일지라도 큰 틀에서 나쁠 건 없다”라며 “일종의 상황 파악, 접촉 유지 차원”에서 둘의 약식 만남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워싱턴 DC에서는 ‘(북한) 비핵화가 우리의 목표이자 정책’이라고 말하고, 판문점에 가서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상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1박 2일) 일정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면서도 “약간의 가능성은 있다. 어쨌든 트럼프니까”라고 말했다. 여 석좌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의 APEC 관련 언론 조찬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APEC을 계기로 만나지 않을 거 같다”면서도 “회동(가능성)은 회의적이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김 위원장 측에서도 현 시점에서 회동을 원할지 불확실하다”며 “푸틴, 시진핑과는 이미 만났고,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와 회담을 권유했다고 하는데 김 위원장이 준비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여 석좌는 트럼프-김정은 회동 관련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은 할 수 있다면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치거나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와 김정은을 연결해준 것과는 반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APEC을 앞두고 긴박하게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와 관련, 여 석좌는 CSIS 팟캐스트 대담에서 “타이밍의 문제일 수 있다”며 “핵심 투자를 특정하고 합의를 만든 뒤 항목별로 자금이 언제 들어올지에 대한 시간표를 두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최근 단행한 제재가 무역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는 특히 조선 분야에서 한국과 합의를 이끌어내 그에 맞대응할 무언가를 할 수 있게 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차 석좌는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 관련 발표할 만한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일부 합의에 이르렀다”며 무역협상 이슈에 밀려 “첫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서도 내놓지 못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