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불과 보름여 앞두고 미국과 중국 간 통상갈등이 더 예측불가능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양국 간 협상 분위기가 하루가 멀다하고 냉온탕을 오가고 있다.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하자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중 추가 관세 100% 부과 계획으로 맞받았다. 12일엔 양국 모두에서 한층 누그러진 발언이 나왔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단호한 상응조치”를 취하겠다면서도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좋은 관계”라며 “우리가 중국과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미중 양국은 지난 3차 고위급 회담을 통해 상호 고율관세 부과 유예 조치를 1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추과관세 100% 부과 시점은 11월 1일이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경주 APEC이 ‘데드 라인’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미중 정상이 경주에서 만날지, 만난다고 해도 ‘담판’이 가능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회의에서 시진핑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소셜미디어에서 밝혔지만 같은 날 취재진의 질문에는 경주를 찾을 것이라면서 “아마도 회담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으로선 APEC의 성과가 ‘전부’도 ‘전무’도 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중이 적어도 관세 유예 조치의 추가 연장에 합의하고, 한미 는 통화 스와프, 투자 패키지, 이익 배분 등 통상 현안의 진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또 북미 대화 물꼬를 트고, 한·미·일 외교 안보 협력을 다지는 것이다. 그러나 미중 간 담판은 물론 정상회담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하고, 한미 통상 협상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북한은 연일 ‘핵강국’ 및 대미·대남 대결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일본은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 붕괴로 이시바 시게루 총리 후임이 누가 될지, 경주에는 누가 올지조차 불투명하다.
우리로선 최악을 염두에 두고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미중의 의지가 절대적인 ‘경주 담판’이 만에 하나 결렬된다고 해도, 두 나라만 바라보다 APEC 성과를 ‘빈손’으로 끝내선 안된다. 미중 통상 갈등이 더 격화·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도의 대응전략을 세우는 동시에, APEC에서 얻을 수 있는 ‘실속’이 무엇인지 분명히 설정하고 모색해야 한다. 정부가 외교력을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여야도 APEC까지 ‘정쟁 중단’이라도 선언하고 협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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