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안동 술잔에 담긴 시간의 향기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가을밤 달빛이 월영교를 감싸면, 천천히 따라 poured 술잔 속에 수백 년 세월이 고스란히 담긴다.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안동 전통주 박람회’는 단순한 주류 행사라기보다, 술을 매개로 조상의 삶과 정신을 되새기는 문화의 자리다.
안동은 예부터 ‘예(禮)의 고장’이라 불렸다. 손님을 맞이할 때 내놓는 술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환대와 존중의 상징이었다.
농암종택, 학봉종택, 노송정 등 11개 종가에서 내려오는 술은 국화와 솔잎, 참외 같은 자연의 재료를 담아 빚어졌다. 술 한 잔마다 종가의 역사와 집안의 기억, 그리고 지역의 정신문화가 깃들어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안동소주와 옹천막걸리, 안동맥주 등 지역 기업의 술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은 ‘달빛주담’ PUB에서 술을 직접 구매해 간단한 안주와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전통주 칵테일 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독창적인 칵테일도 맛볼 수 있다.
과거의 술이 오늘날의 감각과 만나 새로운 이야기로 태어나는 순간이다.
물론 해외 바이어와의 수출 협약 체결 등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자리가 술을 통해 ‘문화’를 체험하는 무대라는 점이다. 술잔 속에서 우리는 옛사람들이 환대하는 마음을 읽고, 사라져가는 전통의 향기를 다시 불러낸다.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 전통주 박람회는 귀한 손님을 대접하던 옛 안동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행사”라며 “달빛 아래 술 한 잔이 곧 문화유산을 잇는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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