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영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7월 26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맹그로브 생태계 보전의 날’이다. 지난 2015년 유네스코는 맹그로브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로부터 인류와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인근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저지진과 지진해일로 3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피해가 컸던 지역은 대부분 맹그로브 숲을 새우양식장으로 전환했던 곳이었다. 맹그로브는 파도의 힘을 약화시키고 침수 피해를 줄이는 자연의 방파제다. 숲이 있었다면 피해는 훨씬 적었을 것이다.
맹그로브는 주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 열대·아열대 해안에 분포하며, 세계 120여 개국에서 자생한다. 우리나라에는 자생하지 않지만, 최근 남해안이 아열대화되면서 전남 신안 갯벌 지역에서 조성이 시도되고 있다. 월동 가능성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해안 수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맹그로브는 바다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염생식물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블루카본(Blue Carbon)’의 핵심 수종이다. 광합성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뿐 아니라, 뿌리 아래 갯벌에 탄소를 장기간 저장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동시에 파도와 바람을 막아 해안선을 보호하고,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이자 지역 주민의 생계 기반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맹그로브는 기후 대응, 생물다양성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으로 주목받는다.
한편, 맹그로브 복원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기후변화 대응(SDG13), 해양생태계 보전(SDG14), 육상생태계 복원(SDG15), 빈곤 완화(SDG1),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SDG17) 등 여러 목표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20년부터 베트남 북부 홍강 삼각주 남딘·닌빈 지역에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맹그로브 복원과 양묘장 조성, 주민 생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250ha의 숲을 복원했으며, 복원지대는 지난 2024년 태풍 ‘야기(Yagi)’로 인한 해안 피해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맹그로브 꿀 협동조합 운영을 통해 주민 소득도 증가하였고, 베트남 정부는 사업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제 우리나라는 피지, 파푸아뉴기니, 솔로몬제도 등 태평양 도서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시점이다. 이들 국가는 해수면 상승, 연안 침식, 태풍 등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현장의 최전선에 있다. 맹그로브는 이들의 해안과 생태계를 보호하고, 식량과 생계를 유지하는 핵심 자원이다. 복원 기술과 예산이 부족한 만큼, 국제사회의 협력이 절실하다. 우리나라가 ODA 사업으로 계획 중인 태평양 도서국 맹그로브 숲 기술센터 조성은 이들 국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맹그로브 숲 복원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REDD+)과 연계되어, 탄소흡수원 인증과 배출권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는 기후 대응, 생태계 복원,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이루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바다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곧 우리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생태계복원 기술과 경험이 더 많은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맹그로브 숲 복원 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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