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중금리대출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은행ㆍ저축은행은 물론 P2P대출업체나 인터넷전문은행등 핀테크 금융기업들까지 참가하고 있지만 ‘중금리 대출’이라는 정체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50조가 넘는 시장이라고 홍보하는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신용자’의 정의가 모호하고 ‘장기카드대출’등 카드사의 대출이 이미 중금리대출의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중금리 시장에 너무 많은 공급자가 뛰어들면 시장포화를 넘어 레드오션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중금리대출은 고신용자들은 은행등에서 4%이하의 금리로 대출받지만, 4~7등급의 신용등급을 가진 사람들은 20%이상 고금리로 대출을 받는 등 ‘금리단층’현상이 너무 가혹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10%대의 중금리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다.
그러나 12일, IBK경제연구소 금융산업팀 박강희 연수위원은 ‘중금리 개인신용대출시장의 이해’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정의가 너무 모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신용등급 4~7등급을 ‘중신용자’라고 정의하지만 신용정보업체인 NICE사가 4400만명을 대상으로 한 신용등급 분포를 살펴보면 신용등급 ‘1~4등급’인 사람들이 전체의 62.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중신용자는 3~4등급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5등급(62.4~80.2%)만 되도 이미 중신용자라기 보단 저신용자에 가깝고, 신용등급 6등급인 사람은 하위 20%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신용자라는 것이 박 위원의 지적이다.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들만 기준으로 해도 상위 38~65.1%에 해당하는 3~4등급이 ‘중신용자’에 해당하며, 신용카드거래고객으로 보면 상위 38~65.1%를 차지하는 2~3등급이 ‘중신용자’에 해당하고, 5~6등급은 저신용자로 봐야 한다는 게 박 위원의 주장이다.
설령 5~6등급을 중신용자라고 봐도 이들을 위한 중금리 시장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이 박 위원의 주장이다. 은행ㆍ저축은행및 상호신용금고에선 이들이 빌린 대출이 2000억원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평균 13.6%의 중금리를 보이는 장기카드대출은 신용등급 5~6등급인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이미 22조원이나 되는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카드사의 대출은 가계신용대출계수에 포함되지 않아 통계적으로 잘 보이지 않았을 뿐, 이미 5~6등급의 신용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중금리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오히려 은행권 등의 중금리 대출이 확대되면 카드사들의 장기카드대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금융당국은 2015년 말을 기준으로 신용등급 5-6등급인 사람들의 대출금액이 약 35조에 달한다며 여기에 카드대출 15조 감안하면 약 50조 이상 시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박 위원은 실제 중금리 대출의 수요는 실질적으로 중금리로 운용되는 장기카드대출등을 감안하면 17조원 정도에 불과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