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일하는 노인도 급증하고 있지만 일자리 질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연령계층별 노동이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62세 이상 일하는 사람이 272만명을 넘었다. 이들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184만원으로, 여성은 남성 임금의 59% 수준인 133만원에 그쳤다. 고령 근로자의 절반 이상은 불안정한 시간제 일자리에 머물고 있다. 우리 사회 노인 노동의 현실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고령 근로자의 53.9%는 주 4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다. 75%는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이 중 32.6%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 중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고 근로 형태가 불안정해진다는 뜻이다. 이는 고령 근로자의 임금과 근로 조건 악화로 이어진다.

특히 여성 고령 근로자는 시간제 근무 비중이 높아 임금 격차가 더욱 심각하다. 이들은 주로 청소, 요양, 간병 등 사회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고 계약 기간도 짧은 경우가 많다. 일이 단순하고 일정하지 않아 능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고, 그만큼 임금도 낮게 받는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여성 고령자의 노동 환경이 더 불안정하고, 경제적 취약성이 크다.

62세 이상 노동자가 늘어나는 것은 고령화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신체·인지력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도 한몫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49.4%로, 해당 연령대 절반 가량이 일을 하거나 구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베이비붐 세대가 퇴직 행렬에 가세하면 이런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할 능력이 충분하다면 고령 노동자의 숙련도와 경험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무엇보다 고령 여성층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앞으로 보건·복지 분야 일자리가 늘어나면 고령 여성의 노동 참여가 더 많아질 것이다. 단순 노동에서 벗어나 기술과 숙련성을 갖추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 등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역량 개발과 직무 전환 지원도 필수적이다.

유연한 정년 연장은 중요 과제다. 법적 정년 연장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키고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일본처럼 기업이 자율적으로 고령자 재고용 여부를 결정하는 계속고용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고령층의 경제적 자립이 이어지면 사회적 비용도 줄어든다. 단순 일자리 수가 아닌 실질적인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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