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나인퍼즐’ 양정호 역 김성균 인터뷰
“범인으로 의심 재미있어…마피아 게임한 기분”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하는 연기 보여줄 것”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양정호 역을 맡은 배우 김성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0/news-p.v1.20250609.6f1b5849e2cf44a59dd6148196082547_P1.jpg)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추리극 좀 봤다 싶은 이들이라면 안다. 대놓고 언행이 의심스러운 캐릭터는 범인이 아니란 것을. 그런 면에서 ‘나인퍼즐’의 양정호는 아무래도 의심받기 좋은 캐릭터다. ‘피해자’를 결코 잊지 않는 남다른 사명의식을 가진 경찰. 그러면서도 휴일에는 보육원에서 봉사를 하고, 자신의 집까지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내 준 이타적인 사람. 수없이 ‘반전’이란 이름으로 뒤통수를 맞아온 시청자들에겐 이보다 더 범인 같을 수 없다.
“작품을 하며 시청자들과 재미있게 논 기분이었어요. 마피아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9일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서울한강경찰서 강력2팀장 양정호를 연기한 배우 김성균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던 시청자들의 반응에 한껏 들떠했다. 그는 “추리 스릴러 장르에서 의심당하는 지점들이 배우로서는 굉장히 재미있는 경험”이라며 소감을 말했다.
‘나인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인 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10년째 범인으로 의심하는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을 맞춰나가며 연쇄살인범을 쫓는 추리 스릴러다. 양정호는 한샘이 가장 믿고 의지하는 인물로, 살인을 멈추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하지만 결국 혼자 힘으로 살인을 막으려다가 죽음을 맞는 캐릭터다.
김성균은 “(작품을) 너무 재밌게 봤다. 재미없으면 보지 않는 아내가 ‘대충 볼 작품이 아니다’며 끝까지 집중해서 보더라”면서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의심스럽게 연기 NO…양정호란 인물 자체만 연기”
![디즈니+ ‘나인퍼즐’에서 양정호를 연기한 배우 김성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0/news-p.v1.20250610.d66796d1144b4e26b55e5e3b30d8e7c9_P1.jpg)
이번 작품에서 김성균은 윤종빈 감독과 오랜만에 재회했다. ‘배우 김성균’을 수면 위에 끌어올려 준 영화 ‘범죄와의 전쟁’ 이후 처음이다. “윤 감독은 내게서 십원짜리 하나 받아가는 게 없는데....”라며 운을 뗀 그는 윤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거듭 밝혔다.
김성균은 “처음에 윤 감독이 같이 작품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면서 “(범죄와의 전쟁에서) 무명이었던 나를 큰 역할에 써줬고, 이번에도 비중이 높은 배역을 맡겨 줘서 너무 감사했다. 오랜만에 잘 하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엔 작중 양정호란 배역이 가진 비중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사건을 좇고, 팀원을 챙기는 강력팀장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양정호가 반전의 키를 쥔 인물이란 것을 알게 된 후, 그는 캐릭터 연기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김성균은 “일부러 의심스러운 늬앙스를 풍기며 뒤에 장면을 염두하고 연기해야하나 고민되는 지점이 있었다”면서 “윤 감독은 뒷 내용은 생각하지 말고, 성직자 같은 성정의 양정호란 인물만을 연기해달라고 주문했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특히나 D.P.로 이미 호흡을 맞춘 손석구와의 케미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였다. 김성균은 “캐릭터에 이입돼 연기를 하려면 서로 친분을 쌓아야하는데, 손석구와는 그런 과정이 생략돼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대사나 연기 실수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서로 응원도 하며 연기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김다미에 대해서도 “너무 믿음직스럽고,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표현해내는 솔직하고 당당한 배우”라면서 “촬영장에서 피곤할텐데도 불구하고 내 아재개그를 제일 좋아해 줬다”며 웃었다.
“길에서 알아봐줄 때 기뻐…어렵지만 롱런하고파”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퍼즐’에서 양정호 역을 맡은 배우 김성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6/10/news-p.v1.20250609.ef89a4a483d1477b9056aaff256ec00c_P1.jpg)
김성균이 화면을 통해 대중과 마주한지 벌써 14년째다. 그간 배우로서 자신의 쓰임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연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는 흔한 듯, 결코 얻기 쉽지 않은 수식에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자 했던 그의 노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더이상 연기의 폭에 욕심내지 않기로 했다. 감사하지만 한편으론 무거웠던 짐을 조금은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김성균은 “다양한 작품을 하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물론 좋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하나를 하더라도 열과 성을 다해서 똑바로 하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 평가는 늘 감사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런 것에 연연하기보다는 제대로 노력해야겠구나 싶다”고 했다.
요즘 그는 사람들이 배우 김성균을 알아보고, 반가워하는 순간들이 즐겁다고 했다. 누가 알아보는가 싶으면 선뜻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먼저 사진 촬영을 권하기도 한다. 그렇게 김성균은 “일상에서도 작품에서도 오랫동안 대중들이 친근하게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자신의 배우로서의 목표에 조금씩 다가서는 중이다.
“오래 사람들 곁에서 꾸준한 배우이고 싶어요. 오랜시간 대중들 곁에서 같이 자연스럽게 나이들어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에요. 오래 연기를 해오신 선생님들을 보면 정말 존경심이 들어요. 그저 많은 이들이 편안히 앉아 작품을 보면서 ‘어? 김성균 자주 나오네?’란 이야기를 했으면 해요. 그러고보니...롱런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어렵게 했네요(웃음).”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