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7.0원에 주간거래 시작

작년 11월 6일 이후 최저치

미국 재정 적자 우려 속에서

미일 간 환율 협의 등 경계감

22일 원·달러 환율이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인 1377.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22일 원·달러 환율이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인 1377.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에 진입하며 6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우려 속에서 아시아 통화 절상 압박에 대한 경계감이 반영된 여파다. 미국과 일본이 환율 협상에 나선 가운데 한미 환율 협의 등과 맞물려 달러 약세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2원 내린 1377.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주간거래 시가 기준 지난해 11월 6일(1374.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날 새벽 야간거래에서는 한때 1368.9원까지 떨어지며 1371.8원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8일(1369.3원) 이후 최저치다.

한미가 환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주간거래 종료 후 미국이 원화 절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며 외환시장은 민감하게 움직였다. 미국과 일본 재무장관의 회담 소식도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 강세를 이끌었다.

환율은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등의 여파로 주초 소폭 상승하며 1400원대를 위협하기도 했으나 이내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간 신용등급 강등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시장 영향이 제한적으로 나타난 데다 미국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되레 달러화 약세 흐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은 미국이 현재 진행 중인 감세안, 재정적자 확대 우려 지속 등과 맞물려 달러화 자산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과거 미 신용등급 강등 이후 달러가 위험회피심리 확대로 제한적 강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주요국 간 관세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 가치에 하방 압력을 넣고 있는 요소로 손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안전자산으로서 달러의 지위가 흔들리며 미국채 금리 상승에도 달러는 약세를 보였고 여기에 미국이 한국에 대해 원화 절상 압력을 요구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며 원화 강세 심리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