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
지난 20일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서 고객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복제폰’이 만들어질 가능성은 없다. 단 다른 방식으로 가능하냐에 대해 100% 장담하기는 어렵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 실장 발언 중)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를 조사 중인 민관합동조사단(조사단) 2차 조사 결과가 공개되면서 이용자들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진정세를 보였던 SKT 가입자 이탈이 ‘1만명’대로 복귀하는 등 혼란은 가중되는 모양새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SKT 제공]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SKT 제공]

20일 업계에 따르면 19일 SKT 가입자 이탈(순감)은 ‘1만1270명’으로 집계됐다. SKT 유심 해킹 사태 이후 회사가 유심보호서비스 자동 가입, 유심 재설정, 부정가입방지시스템(FDS) 고도화 등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진정세를 보였던 가입자 이탈세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다.

실제로 14일 9908명, 15일 7666명, 17일 9610명 등(18일 집계 않음)으로, SKT 가입자 이탈(순감)이 1만명대 이하로 진정세를 보였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지난 19일은 SKT 유심 해킹 사태가 자진 신고로 공식화된 지 약 ‘한 달’만임과 동시에 조사단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 날이다. 이후 SKT는 가입자 이탈이라는 현실에 또다시 직면하게 됐다.

조사단 2차 조사 발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전날 조사단은 공격받은 정황이 있는 감염 서버 총 23대 중 15대에 대한 포렌식·로그 분석 등 정밀 분석을 완료했는데, 이중 개인정보 등을 저장하는 2대에서 감염 사실이 새롭게 나왔다고 발표했다.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된 해당 서버에는 고객 인증을 목적으로 호출된 IMEI, 이름·생년월일·전화번호·이메일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부와 SKT가 나서 특정 기간(지난해 12월 3~4월 24일) 동안 IMEI 유출이 없다는 점, 복제폰 만들기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교체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
지난 6일 서울 시내 한 SKT 매장에 유심 교체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

하지만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 로그 기록이 부재한 2022년 6월 16~지난해 12월 2일까지 자료 유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용자들의 불안을 사기에 충분했다.

SKT를 이탈한 행렬은 KT, LG유플러스 등으로 향했다. 같은 기간 KT 가입자 이동(순증)은 14일 5622명, 15일 4100명, 16일 3752명, 17일 4995명, 19일 5903명 등으로, 정부 발표 이후 증가세를 나타냈다.

LG유플러스도 14일 4286명, 15일 3566명, 16일 3791명, 17일 4615명, 19일 5367명 등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2차 발표 이후 불안감을 느끼는 고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불안 심리가 지속될 경우, 번호이동 수요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