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ELS 거점 점포’ 현황 취합

200~400개 거점 점포 갖출 전망

비이자수익 증대 효과 여부 주목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은행 신탁 ELS’ 상품의 9월 본격 판매 재개를 앞두고 은행들이 사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4대 금융그룹 본점 전경. [각 은행 제공]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은행 신탁 ELS’ 상품의 9월 본격 판매 재개를 앞두고 은행들이 사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4대 금융그룹 본점 전경. [각 은행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지난해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된 ‘은행 신탁 ELS’ 상품의 9월 판매 재개를 앞두고 은행들이 다음달부터 본격 준비 작업에 들어간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금융당국의 ‘ELS 판매 가이드라인’이 나오는 대로 은행들로부터 ELS 거점 점포 선정 현황을 취합해 금융당국에 전달할 계획이다. 늦어도 다음달 중에는 ELS 판매 본격 재개를 위한 준비 절차에 본격 착수할 전망이다.

ELS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파생상품이다. 증권사가 발행하는 상품인데, 은행에서도 고객의 돈을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금전신탁’ 형태로 ELS 상품을 간접 취급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에서 대량 손실이 발생하며 은행권의 ELS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2021년 1만2000선이던 홍콩H지수가 그즈음 5000선까지 떨어졌고, 이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 상품의 손실액이 급증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권에서만 홍콩 H지수 ELS 손실 확정 계좌는 17만 건에 달했다. 원금 10조4000억원 중 손실액은 4조6000원이다.

여기에 은행권의 불완전 판매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은 지난해 초 일제히 ELS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지침에 맞춰 오는 9월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한다. 지난 2월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 기초 ELS 현황 및 대책’을 통해 제한적으로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소비자 보호 장치를 충분히 마련한 은행 거점 점포에 한해 ELS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ELS 판매를 위해 공간을 분리하고, 전담 판매 직원을 두도록 했다.

은행권은 ELS 판매 본격 재개를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거점점포 운영, 내부통제체계 확립, 판매제도 개선 등 세부 과제를 위한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유관 부서와 협업하고 있다. 증권사들 또한 은행신탁 ELS 판매 재개를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거점점포가 몇 군데가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점점포가 많을수록 수익도 그만큼 늘어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5대 은행 점포수의 5~10% 수준을 거점점포로 지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기준으로면 최소 200개, 최대 400개의 거점점포가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은행들이 ELS 판매를 본격 재개하면 은행권의 비이자수익도 어느정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수수료 수익과 기타영업 수익 등이 해당된다. 은행들은 ‘이자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의식해 비이자수익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올해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 중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각각 10.5%에서 9.4%, 12.3%에서 11.6% 떨어졌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9.2%에서 9.9%로, 10.6%에서 14.6%로 올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제한적으로나마 ELS 판매 본격 재개는 은행들의 비이자수익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세부과제별 은행 자체점검과 판매준비를 마친 은행부터 ELS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9월에 맞춰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kimstar@heraldcorp.com